대우건설 오래 전부터 수주전 총력…수주 실적만 따지면 쌍용건설도 해볼만
[미디어펜=이다빈 기자]서울 동작구 노량진5구역 수주전이 대우건설과 쌍용건설의 2파전으로 형성된 가운데 시공능력평가순위와 아파트 브랜드 인지도 차이가 크게 나는 쌍용건설이 불현듯 입찰에 참여한 이유에 대해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다.

   
▲ 대우건설CI, 쌍용건설CI./사진=대우건설, 쌍용건설


2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 16일 노량진5재정비촉진구역(노량진5구역) 조합의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 마감 결과 대우건설과 쌍용건설의 입찰제안서가 들어왔다.

노량진5구역은 지난달 22일 현장설명회를 거쳐 본래대로라면 이달 6일 입찰 마감이 예정돼 있었으나 조합이 입찰마감일을 16일로 연기한 바 있다. 조합은 입찰마감일 변경 공고문에서 "대우건설 및 몇 곳의 시공사가 부득이하게 연기 신청을 했고 조합 내부에서도 사업추진 제반 여건에 대한 종합적인 검토 결과 최근 대의원회를 거쳐 입찰 마감일을 변경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22일 진행한 현장설명회에서는 GS건설, DL건설, 대우건설, 쌍용건설 총 4개 건설사가 참여했다. 

당초부터 노량진5구역은 대우건설로 판세가 기울어진 상황이었다. 입찰 마감이 미뤄지자 조합원들 사이에서는 오래 전 부터 노량진5구역을 점 찍어 뒀던 대우건설 외에 어떤 건설사가 입찰제안서를 낼지 기대감이 실리고 있었다. 업계에서는 대우건설의 적수로 GS건설이 등판하지 않을까하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지만 쌍용건설의 '깜짝' 등장으로 업계에서는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다. 

대우건설은 오래 전부터 이곳에 물밑 작업을 하며 이번 시공권 수주에 절실한 모습이다. 지난달 수주한 대전 성남동3구역 재개발사업을 포함하면 올해 대우건설이 정비사업을 통해 올린 수주 실적은 2조1638억원에 달한다. 대우건설이 올해 상반기 정비사업 수주를 통해 올린 수주고만 전년도 전체 수주액(8728억)의 2배에 달하는 1조7372억원이다. 이번 노량진5구역과 입찰을 준비 중인 과천5단지 등 사업들을 계획대로 수주하게 되면 2017년 2조8794억원을 뛰어넘는 역대 최대 수주 실적을 달성할 수 있게 된다.

대우건설은 이곳의 단지명을 '써밋 더 트레시아'로 제안하고 노량진5구역을 노랑진 뉴타운을 대표할 단지로 조성할 것을 약속했다. 대우건설이 동작구에 '푸르지오'의 상위 브랜드인 '써밋'을 제안한 것은 지난 1월 수주한 '흑석11구역 재개발사업' 이후 두 번째다. 현재까지 수도권 내 써밋이 적용된 단지는 서초구, 강남구, 반포동, 대치동, 용산구 등 총 4개 단지 뿐이다. 

특히 총 73만8000㎡의 면적에 총 8개 구역으로 구획된 노량진 뉴타운의 남은 사업지가 5구역과 1구역과 밖에 남지 않아, 서울 서남부 핵심입지에 입성하려는 의지가 높다. 2⋅4⋅6⋅7⋅8구역 등 5개 구역은 이미 SK에코플렌트, 현대건설, GS건설, DL이앤씨 등 대형 건설사가 승기를 꽂았다. 3구역은 GS건설과 포스코건설의 2파전 구도가 형성됐고 1구역은 아직 입찰 마감 전이다. 노량진 뉴타운에 시공능력평가 상위 건설사들이 대부분 들어와 있는 상황에서 아직 대우건설이 수주한 사업지는 없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노량진5구역은 오래 전부터 준비해오던 사업이고 노량진뉴타운에서 하나 밖에 없을 써밋을 제안한 만큼 수주 성공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노량진5구역 외 노량진1구역 등에 입찰할 계획은 없다"라고 말했다.

   
▲ 써밋 더 트레시아 조감도./사진=대우건설


쌍용건설도 수주 실적만 따져보면 대우건설에 크게 뒤지지 않는다. 대우건설과 쌍용건설 두 건설사 모두 올해 상반기 수주 '1조 클럽' 가입에 성공하며 각각 상반기 수주실적 2위, 3위에 연달아 이름을 올렸다. 쌍용건설은 '철산한신 리모델링', '가락 쌍용1차 리모델링' 등 리모델링 틈새시장을 노려 올해 상반기 총 1조3400억원의 수주 실적을 쌓았다. 

쌍용건설이 리모델링 수주 시장의 강자 지위는 견고히 하고 있지만 재건축·재개발 정비사업 수주 시장에서는 대우건설에 밀린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쌍용건설은 올해 '부산 태광맨션 가로주택정비사업', '대전 읍내동 회덕지역주택조합', '안양 호계동 가로주택정비사업' 등을 수주한 바 있지만 가로주택정비사업, 지역주택조합 등 서울 외 소규모 정비사업으로 분류되는 사업지라 이렇다 할 큰 사업의 시공권을 따낸 경우는 아직 없다.

쌍용건설 역시 노량진5구역에 아파트 브랜드 '더 플래티넘'을 제안했다. 더 플래티넘은 쌍용건설이 지난 2018년 기존 아파트 브랜드였던 '예가'와 주상복합 오피스텔 브랜드인 '플래티넘'을 통합해 론칭한 주택 브랜드다. 쌍용건설은 이번에 노량진5구역에 제안한 더 플래티넘 단지가 인근 동작구 상도동에 위치한 '쌍용스윗닷홈'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동작구청은 두 건설사가 제출한 입찰제안서를 접수 받아 검토·승인하고 사업제안서 비교표를 조합에 송부할 예정이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대우건설 쪽으로 여론이 많이 기운 것은 사실이지만 노량진 일대 쌍용건설이 공급한 아파트가 많아 쌍용건설 아파트 브랜드의 이미지가 좋아 입찰에 참여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한편, 노량진5구역은 서울 동작구 노량진동 270-2번지 일대 3만8017㎡를 지하 5층~지상 28층, 727가구로 탈바꿈하는 사업이다. 예정 공사비는 1974억원이다. 조합은 내달 22일 사업설명회를 거쳐 같은 달 29일 시공사를 최종 선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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