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광건설산업, 부영CC 285억원 대여금 출자전환…계열사 대여금 지원 지속
[미디어펜=이동은 기자]제주도에 위치한 부영그룹 골프장 부영CC가 고질적인 만성 적자에 허덕이면서 그룹의 ‘밑 빠진 독’이 되고 있다. 계열사 남광건설산업과 동광주택이 대여금의 형태로 끊임없이 자금을 대주고 있지만, 개선의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

부영CC는 지난달 23일 남광건설산업이 284억5500만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한다고 공시했다. 증자주식 수는 284만5500주로 1주당 1만원이다. 남광건설산업은 부영CC의 지분 100%를 가지고 있는 기업으로, 이중근 회장의 지분이 100%다.

   
▲ 남광건설산업과 동광주택이 운영자금을 위해 부영CC에 대여금을 제공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출자금액 284억5500만원은 남광건설산업이 부영CC에 대여한 금액이다. 이번 출자전환으로 남광건설산업에 부영CC가 가지고 있던 대여금은 모두 사라졌다.

부영CC는 지난 2008년 오픈한 제주도 서귀포시 소재의 27홀 규모 골프장이다. 2017년부터 매년 약 140억~16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고 있을 정도로 실적이 부진하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로 국내 골프장들이 호황을 누리고 있음에도 부영CC는 실적 개선의 효과가 크지 않았다. 지난해 부영CC의 매출액은 50억원으로 2019년(46억원)보다 소폭 늘어나는 데 그쳤다. 지난해 당기순손실도 136억원으로 2019년(137억원)과 유사한 수준이었다.

부영CC의 적자가 계속되면서 같은 부영그룹의 남광건설산업과 동광주택이 운영자금을 위해 대여금을 제공하고 있다. 동광주택은 동광주택산업에서 주택부문이 분할돼 설립됐으며, 동광주택산업은 이중근 외 특수관계인이 98.04%를 가지고 있다. 

지난해말 기준 부영CC의 단기차입금은 1958억원이다. 단기차입금은 모두 대여금의 형태로 동광주택과 남광건설산업으로부터 받았다. 동광주택과 남광건설산업으로부터 각각 1674억원, 285억원을 대여했다.

부영CC는 대여금에 대해 매년 약 100억원의 이자비용을 남광건설산업과 동광주택에 지급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50억원인데 비해 이자비용은 남광건설산업 16억원, 동광주택 88억원 등 총 104억원이었다. 이자비용으로 매출액의 2배 이상이 나가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부영CC가 남광건설산업에 대한 대여금과 이자비용을 상환할 수 있는 능력이 안되면서 남광건설산업은 자금을 회수하지 못하고 있다. 남광건설산업이 대여금을 받는 것을 포기하고 출자전환의 형태로 대여금을 없애주는 형태가 반복되고 있다. 2019년 11월에도 남광건설산업은 343억9100만원 규모의 부영CC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이 중 대여금이 280억원이었다. 

한 기업분석 전문가는 “부영CC에서 대규모 적자가 계속되면서 계열사들이 밑빠진 독에 물붓기처럼 대여금의 형태로 자금을 계속해서 투입하고 있다”며 “부영CC의 실적 부진이 지속될 경우 계열사의 지원은 계속될 전망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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