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건설 9건, 노동 5건, 신산업 4건 등 총 31건 개선과제 건의
[미디어펜=조한진 기자]#정유사업자 A사는 '가'사업장에서 발생한 폐수를 '나'사업장의 공업용수로 재이용하려고 했으나 과도한 비용 발생이 예상돼 포기했다. 현행 규제상 폐수 재이용시 수질오염방지시설을 별도로 설치해야 하기 때문이다. '가'사업장의 폐수는 충분히 공업용수로 재활용할 수 있는 물이다. '나'사업장에서 최종 수계로 방출할 때는 허용기준에 맞춰 처리하므로 환경오염의 문제도 없다. 그럼에도 A사는 규제 때문에 수자원의 효율적인 이용에 어려움이 크다.

재계에서 규제 개혁을 통해 침체된 기업 경영에 활기를 불어 넣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확산하고 있다. 신산업 발전을 가로막는 규제를 제거해 성장 동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2021년 기업규제 개선과제’를 7일 국무조정실에 전달했다고 7일 밝혔다.  전경련은 회원사 의견수렴을 통해 신산업(수소경제, 의료·제약 등) 분야 4건, 건설·입지 9건, 노동 5건, 민간투자사업 5건, 유통 3건, 법정부담금 3건, 기타 2건 등 총 31건의 규제개선과제를 건의했다.

   
▲ 서울 여의도 인근에서 시민들이 출근 및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전경련은 신산업 분야 규제 관련 △공공주택특별법상 특별관리지역에 수소충전소 구축허용 △프로판(C3) 충전시설에 수소충전소 설치허용 등 총 4건을 건의했다.

전경련은 미래 신산업으로 각광받는 수소 자동차의 원활한 보급을 위해 수소충전소 설치가 시급하다며, 공공주택특별법상 특별관리지역에서 ‘허가를 받아 할 수 있는 행위’에 수소충전소 설치를 포함시킬 것을 건의했다. 현재 특별관리지역 내에서 휴게소, 주유소, 자동차 액화석유가스 충전소 등은 허가를 받아 구축할 수 있으나, 수소충전소는 설치할 수 없다.

또 전경련은 자동차용 액화석유가스(LPG) 충전소 외에 프로판 전용 충전시설에도 수소충전소를 설치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완화할 것을 건의했다. 현행 산업통상자원부 고시는 기존 LPG 충전소에 수소충전소를 설치하는 경우에만 이격거리 기준 완화 등 특례를 부여하고 있다. 프로판(C3) 충전소도 특례 대상으로 포함시킨다면 수소충전소를 구축할 수 있는 부지가 확대돼 수소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밖에 소비자 후생 관련해 △임플란트용 뼈이식재의 진료실 내부 제작 허용 등도 건의 했다.

건설·입지 분야에서는 △건설산업종합정보망 입력 방식 개선 등 9건의 과제를 제시했다. 현행 건설산업기본법상 건설사는 공사 계약시 원도급계약 공사개요, 수급업체, 보증금 납부내역 등을 건설산업종합정보망에 변경시마다 수시로 재입력해야해 과도한 행정업무에 시달리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전경련은 전자 시스템 기입사항을 계약 변경시마다 수시로 입력하지 않고, 중대한 변경사항이 있는 경우에만 입력하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이밖에 △폐수의 공업용수 재활용 허용 △정보보호 최고책임자 관련 제도개선 등을 건의했다. 현행법상 폐수 재이용시 수질오염방지시설을 별도로 설치해야 해 공업용수가 부족한 사업장에서 충분히 재이용 가능한 폐수를 활용하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전경련은 폐수가 최종적으로 방류될 때 처리 과정을 거치므로 환경상 문제가 없는데도 현행 규제가 수자원의 효율적 이용을 제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환익 전국경제인연합회 기업정책실장은 “코로나19로 경제가 침체되어 있는 상황에서 기업들의 경영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규제개혁이 절실하다”며 “수소경제, 의료 등 신산업의 발전을 가로막는 규제 장벽을 제거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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