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 뚜렷…중저가 아파트도 상승 조짐
[미디어펜=유진의 기자]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집값이 꾸준히 급등해 수도권 상위 20% 아파트 가격도 15억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이은 상승세를 보였던 서울은 물론, 최근 몇 년 사이 경기·인천 아파트값도 가파르게 치솟았다. 집값이 최대 2배 넘게 뛰면서 실수요자 사이에서는 이른바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 서울 시내 아파트 전경./사진=미디어펜


7일 KB국민은행의 월간 KB주택가격 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 9월 수도권 5분위(상위 20%) 아파트값은 평균 14억9105만원으로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 

수도권 5분위 평균 아파트값은 문재인정부 출범 직후인 2017년 5월 7억2133만원이었다가, 이듬해 1월(8억249만원) 8억원을 넘어섰다. 6개월 만인 2018년 7월 9억원대(9억659만원)에 진입하고 그해 12월 한 차례 10억원(10억146만원)을 돌파했다가 다시 9억원대로 내려앉았다. 이후 2019년 8월(10억297만원) 다시 10억원대에 진입한 뒤에는 지난해 2월과 9월에 각각 11억원과 12억원을 돌파했다. 이후에는 4∼5개월에 1억원씩 오르는 추세가 이어지면서 지난해 9월과 올해 1월에 각각 13억원, 14억원대를 찍었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의 5분위 평균 아파트값이 22억4899만원으로 1년 만에 3억3646만원 올랐다. 현 정부 출범 직후인 2017년 5월(11억9528만원)과 비교하면 10억원 넘게 뛴 셈이다. 경기는 같은 기간 4억9446만원에서 9억5128만원으로, 인천은 4억2573만원에서 7억2348만원으로 상승했다.

수도권 하위 20%와 상위 20% 아파트값 사이의 비율을 뜻하는 5분위 배율은 지난달 5.5로 집계됐다. 5분위 배율은 지난해 1월 6.1에서 7월 6.3, 9월 6.5, 올해 1월 6.7 등으로 계속 상승세를 보이다가 최근에는 계속 하락세다. 이는 수도권의 저가 아파트값이 빠르게 치솟은 영향이다. 수도권 하위 20% 평균 아파트값은 최근 1년 새 44.4%(8394만원) 급등했다.

강남권 초고가 단지 등 소위 ‘대장주 아파트’를 찾는 수요도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달 KB선도아파트 50지수는 139.7로 집계됐다. 전월 대비 1.90% 올라 올해 들어 가장 큰 상승률을 보였다. 

해당 지수는 시가총액 상위 50위권 단지의 가격변동률을 종합한 수치로, △서울 강남구 래미안블레스티지와 은마아파트 △서초구 래미안퍼스티지 △아크로리버파크 등 강남권 고가 아파트 단지들이 포함돼 있다. 

다주택자 규제로 우수한 입지여건 등 안정적인 투자 요건을 갖춘 '똘똘한 한 채'를 선호하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는 데다, 장기간 거래 절벽으로 서울에서 주택을 구하기 힘들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오면서 자금 여력이 있는 수요자들이 다시 강남권 고가 아파트 매수에 뛰어들었다는 분석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고가아파트가 오를대로 오르면서 중저가 아파트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는 상황이어서, 그 사이 키높이를 맞추려는 경향이 보이고 있다"며 "정부가 고가아파트를 규제하면서 중저가 아파트에 더욱 관심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출이 되지 않는 아파트들이 생겨나면서 무주택 실수요자들의 고충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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