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어쨌든 시리아를 꺾었다. 일방적인 경기를 펼치고도 무승부 위기에 몰렸으나 '캡틴' 손흥민이 승점 3점을 안겼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7일 안산 와~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3차전 시리아와 홈경기에서 2-1로 이겼다. 황인범(루빈카잔)이 선제골을 넣고, 손흥민(토트넘)이 극장 결승골을 터뜨려 일궈낸 승리였다.

   
▲ 사진=대한축구협회


이날 승리로 한국은 2승 1무로 승점 7점이 돼 아직 3차전을 치르지 않은 이란(2승, 승점 6)을 제치고 일단 조 1위로 올라섰다. 시리아는 1무 2패, 승점 1점에 머물렀다.

벤투 감독은 손흥민, 황의조(보르도), 황희찬(울버햄튼) 등 유럽파 공격수 3인방을 모두 선발 출전시켰다. 송민규(전북 현대)가 선발 투입돼 이들과 호흡을 맞췄다.

한국은 전반부터 공격 주도권을 잡고 시리아를 몰아붙였다. 시리아는 예상대로 수비 위주로 나왔다.

일방적인 경기를 펼치고도 한국은 끝내 전반에는 한 골도 뽑아내지 못했다. 시리아 수비를 못 뚫었다기보다, 기껏 찬스를 만들어놓고도 골 결정력이 뒷받침되지 않아서였다. 전반 슈팅수에서 한국이 10개로 3개의 시리아보다 훨씬 많았지만 유효슈팅은 하나도 없었다. 오히려 시리아가 전반 17분 역습에서 유일한 유효슈팅을 날렸는데 김승규 골키퍼가 선방했다.

전반 10분 코너킥 상황에서 송민규의 헤더는 아쉽게 크로스바를 때렸다. 황희찬은 부지런한 움직임으로 무려 세 차례나 결정적인 골 찬스를 잡았지만 슛만 하면 모두 볼이 떴다. 황의조가 주특기인 잘라먹는 슛을 할 때는 상대 수비의 태클에 걸리는가 하면, 손흥민이 마음먹고 때린 슛도 부정확했다.  

0-0으로 후반을 맞아 2분만에 한국이 선제골을 뽑아냈다. '벤투의 황태자'로 불리는 황인범(루빈카잔)이 해냈다. 페널티박스 외곽에서 볼을 잡은 황인범이 수비를 따돌리며 왼쪽으로 드리블하다 왼발 중거리슛을 때렸다. 대각선으로 날아간 볼이 골문 오른쪽 구석으로 날아가 꽂혔다.

   
▲ 사진=대한축구협회


한 골 차는 만족할 수 없었다. 한국은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공격이 잘 풀리지 않자 송민규 대신 이재성(마인츠), 황의조 대신 이동준(울산 현대)을 교체투입해 공세를 이어갔다.

황의조가 빠지자 손흥민이 최전방으로 나서 연이어 슈팅을 시도했다. 하지만 시리아 골키퍼의 슈퍼 세이브에 번번이 막혀 추가골이 나오지 않았다.

한국이 달아나지 못한 채 갈수록 선수들의 체력은 떨어졌다. 한국 수비의 집중력이 저하되자 실점이 나왔다. 후반 38분 시리아의 역습 상황에서 크로스된 볼이 흘러 오마르 하르빈 쪽으로 갔다. 수비 방해 없이 하르빈이 지체없이 슛을 때려 동점골을 터뜨렸다.

경기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동점골 허용은 뼈아팠다. 홈에서 상대적 약체인 시리아를 상대로 승점 3점을 얻지 못하는 것은 패하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위기의 한국을 구한 영웅이 손흥민이었다. 체력이 바닥나고 종아리쪽 통증도 찾아온 상태였지만 손흥민이 마지막 집중력을 발휘해 천금의 결승골을 터뜨렸다. 프리킥 찬스에서 문전으로 올라온 볼을 김민재(페네르바체)가 머리로 떨구자, 좋은 위치를 잡고 있던 손흥민이 침착하게 왼발슛해 골을 성공시켰다.

대표팀 경기에서 손흥민이 2년만에 넣은 필드골이 꼭 필요할 때 터져나오며 한국은 힘겹게나마 승리를 거두고 승점 3점을 챙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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