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롯데 자이언츠의 시즌 막바지 행보가 심상찮다. 어느새 가을야구 문턱이 보이는 곳까지 이르렀다. 5강권에서 혼전을 보이고 있던 세 팀, 키움 히어로즈·SSG 랜더스·NC 다이노스의 뒷덜미가 서늘해졌다. 

롯데는 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전에서 한꺼번에 2승을 수확했다. 더블헤더는 아니었고, 6월 27일 우천으로 중단됐던 경기가 서스펜디드로 진행된 다음 양 팀의 시즌 15차전이 열렸다.

102일만에 재개된 서스펜디드 게임에서 롯데가 두산의 추격을 뿌리치고 7-6으로 승리를 거뒀다. 이어 열린 경기에서도 롯데는 7-2로 이겼다. 

두번째 경기의 경우 두산이 외국인 에이스 미란다(6이닝 1실점)를 내세워 롯데의 승리가 쉽지 않아 보였다. 하지만 선발 이인복이 5이닝 1실점 역투로 미란다에 밀리지 않았고, 7회초 이대호의 솔로포로 리드를 잡은 뒤 8회초 두산 불펜을 무너뜨리며 대거 4점을 뽑아 승리를 낚았다.

   
▲ 사진=롯데 자이언츠


이날 2승을 보탠 롯데는 시즌 성적 60승 5무 63패가 됐다. 여전히 승률(0.488)이 5할을 밑돌고 순위도 8위에 머물렀지만, 상황이 많이 바뀌었다. 이날 5~7위 키움, SSG, NC가 모두 패해 롯데와 간격이 좁혀졌다.

이제 롯데와 5위 키움의 승차가 1.5게임밖에 안된다. SSG·NC와는 불과 0.5게임 차다. 만약 8일 경기에서 롯데가 두산에 또 이기고 SSG나 NC가 지면 순위 역전이 일어난다. 이제 롯데는 '하위권'이 아니라 진정한 '다크호스'로 떠올라 5강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것이다.

후반기를 시작할 때만 해도 롯데가 이렇게 '5강 추격자'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은 별로 없었다. 당시에도 롯데의 순위는 8위였지만, 5위 NC·6위 키움과 승차는 7.0게임이나 벌어져 있었다. 따라잡기 쉽지 않은 승차였는데, 5강권 팀들을 턱밑까지 쫓아간 것이다. 

롯데는 이제 16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키움의 잔여 경기수가 롯데와 같은 16경기고, SSG는 15경기, NC가 가장 많은 21경기가 남았다.

롯데가 후반기 기적을 쓰며 포스트시즌 무대로 오를 수 있을까. 남은 경기 상대팀들을 감안하면 전망이 밝지는 않다. 롯데는 직접적인 순위 경쟁팀인 키움, NC와는 시즌 일정을 마쳤고 SSG와 맞대결만 4차례 남아 있다. 즉 맞대결을 통한 승차 좁히기는 SSG전에서만 가능한데, 상대 전적에서 4승 1무 7패로 열세를 보였다. 

롯데가 가장 많은 경기를 남겨둔 팀이 LG로 6경기나 더 치러야 하는데 LG전에서도 3승 7패로 많이 밀렸다. 그 외에는 한화(3경기), KIA(2경기), 두산(1경기)전이 남아 있다.

하지만 롯데는 후반기 승률 1위(0.587, 27승 4무 19패)팀이다. 지금의 기세로는 어느 팀을 만나도 두렵지 않다. 롯데의 대약진으로 5위 경쟁팀이 한 팀 늘어나면서 포스트시즌 진출팀의 윤곽은 더욱 안갯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미디어펜=석명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