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집값 꺾였다고 판단…시장은 정반대라는 지적
매물이 부족 현상…서울 집값 전달 대비 1.52% 상승
[미디어펜=유진의 기자]정부는 부동산 시장의 가파른 오름세가 꺾였다고 판단했지만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가격 상승폭은 그와 반대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신고가 거래가 속속 나오고 있고, 분양시장도 뜨거운 모양새다.

   
▲ 서울 일대 아파트 전경./사진=미디어펜


10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기재부 국정감사에서 "부동산 시장이 아직 안정됐다고 볼 수 없을 것 같다”면서도 “최근 부동산의 가파른 오름세가 일단은 주춤하면서 꺾였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그는 "9월 말 3∼4개 지표는 그렇게 (꺾인 것으로) 보여서 조심스럽지만 오름세 심리가 주춤한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다"고 설명했다.

홍 부총리는 '꺾였다는 3개 지표가 무엇이냐'는 윤후덕 기재위원장 질의에 "수도권과 서울 부동산 가격상승 폭이 9월 둘째 주까지 오르다가 셋째 주에 내려온다"며 "주택가격 흐름을 1∼2개월 미리 보는 매매수급지수가 9월 셋째 주에 하락했다. 한국은행 소비자심리지수상 주택가격전망도 죽 올라오다가 9월 하락했다"고 답했다.

하지만 시장은 정부의 판단과는 다르게 매물이 부족한 상황이다. 특히 매수심리도 진정되지 않아 집값 상승세를 부추기고 있다. 실제 KB국민은행에 따르면 9월 전국 주택 매매가격은 지난달보다 1.52% 오른 것으로 나타냈다. 이는 역대 최고치로 2006년 12월(1.86%) 이후 14년 9개월 만에 최대 오름폭을 기록했다. 수도권 집값 상승률도 같은 달 1.89%로 역대 최고기록을 경신했다.

서울 집값도 전달 대비 1.52% 뛰었다. 집값 상승이 지속되다 보니 서울 아파트값은 평균 12억원에 육박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지난달 서울의 평균 아파트값은 11억9978만원으로 올해 들어서만 1억5000만원 넘게 훌쩍 올랐다.

주요 단지들의 신고가 거래도 꾸준하다. 강남지역에선 지난달 2일 서초구 아크로리버파크가 전용 84㎡ 기준 40억원을 처음으로 돌파하며 42억원을 보였으며, 마포구에서는 지난달 7일 래미안마포리버웰이 22억4000만원으로 지역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를 의식해 국정감사에서 정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아파트 평균 매매가가 계속 올랐고 국민들은 집값이 앞으로도 오를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정책 담당자들이 너무 안이하게 생각하는 거 같다”고 지적했지만 홍 부총리는 “매매수급지수가 하락하고 CSI가 떨어졌다는 통계에 대해 있는 그대로 말하는 게 잘못된 건가. 당국자가 당연히 해야 할 말”이라고 질책했다.

이와 함께 분양 시장 열기도 식을 줄 모르고 있다. ‘5억 로또’로 불리며 서울 역대 최다 청약자가 몰린 강동구 강일동 ‘e편한세상 강일 어반브릿지’ 청약에서 만점(84점)에서 3점 모자란 81점짜리 청약통장이 나타났다. 최저점은 66점으로 집계됐다. 평균 당첨 가점도 대부분 4인 가족 만점 점수인 69점을 넘어선 것이다. 

해당 단지는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돼 분양가가 낮게 책정됐다. 전용 84㎡ 분양가는 최고 9억607만원으로 주변 시세 대비 5억원 정도 저렴하다. 지난달 1순위 청약 접수에서는 389가구 모집에 13만 1447건의 청약통장이 몰리며 인기를 실감한 바 있다.

헌 부동산 전문가는 "정부가 판단한 것은 대출 규제로 인해 시장이 냉랭해지면서 일시적으로 주춤한 현상에 대해 언급한 것 같다"며 "아직까지 전셋값이 매매값을 따라가고 있는 것을 감안했을 때 향후 집값 상승 여력은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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