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류준현 기자]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 정권을 재장악한 후 처음으로 미국 측과 회담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연합뉴스가 외신을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미국과 탈레반의 고위급 대표단은 9∼10일 카타르 도하에서 만나 회담을 가진다. 9일 회담에서 탈레반은 미국 측에 아프간 중앙은행에 대한 제재를 풀어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미르 칸 무타키 탈레반 외교부 장관은 한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아프간에 대한 인도주의적 지원 문제가 주요 논의 대상이며 "이번 회담이 새로운 국면을 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미군 철수 후 처음으로 한 대면 회담에서 미국이 코로나19 백신을 제공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탈레반은 조만간 유럽연합(EU) 대표들과도 회담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고위당국자는 회담에 앞서 탈레반을 향해 미국인과 아프간인의 안전한 추가 대피 보장, 납치된 미국인 마크 프레릭스의 석방을 압박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또 아프간이 다른 극단주의 세력의 온상이 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탈레반의 약속 준수를 촉구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미국은 지난 8월 탈레반이 수도 카불을 향해 진격하자 아프간으로의 달러화 수송을 긴급 중단했다. 또 아프간 중앙은행이 미국 연방중앙은행 등에 예치한 자산을 동결했다. 아프간 측 자산은 90억달러로 추정되며 이 중 70억달러가 미국에 있다는 후문이다. 

세계은행(WB)도 아프간에 대한 대출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WB는 아프간에서 20여개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으며, 2002년 이후 총 53억달러의 자금을 제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