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지호 기자] 황제주 아모레퍼시픽이 주가 300만원을 찍은지 얼마 되지 않아 액면 분할 결정을 내렸다.

아모레퍼시픽과 아모레퍼시픽그룹(아모레G)은 유통주식 수 확대를 위해 액면가를 5000원에서 500원으로 분할하기로 했다고 3일 공시했다. 액면 분할 대상은 아모레퍼시픽과 아모레G의 보통주와 우선주다. 신주는 이달 20일 주주총회를 거쳐 5월 8일 상장될 예정이다.

아모레퍼시픽이 액면분할에 나선 것은 유통 주식수 확대로 유동성 개선과 거래 활성화를 꾀하기 위해서다.

액면분할이란 주식의 액면가를 일정한 비율로 나눠 주식 수를 늘리는 것이다. 액면분할은 주식 수는 증가하고 1주당 가격이 낮아져 거래 활성화에 도움을 준다.

아모레퍼시픽의 발행주식 수는 보통주가 기존 584만5849주에서 5845만8490주로, 종류주는 105만5783주에서 1055만7830주로 증가한다.

아모레G의 발행주식 수는 보통주가 기존 797만998주에서 7979만980주로, 종류주가 91만197주에서 911만970주로 많아진다. 주식 분할 결정에 따라 아모레퍼시픽과 아모레퍼시픽그룹 주식의 매매거래는 오는 4월 22일부터 신주권 변경상장 전까지 정지된다. 신주권 상장 예정일은 5월 8일이다.

그간 한국거래소는 액면분할의 장점을 내세워 작년 10월부터 두 차례에 걸쳐 고가 우량 상장사들을 불러 액면분할을 요구했다. 액면분할 후 유통 주식 수가 늘고 주가도 낮아져 투자자의 접근성이 좋아지면 주가와 시가총액이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액면분할이 반드시 주가상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액면분할로 실적이 개선되는 것도 아닌데다 지나친 유동물량은 주가에 오히려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3일 장에서도 액면분할 소식에 상한가에 육박했던 아모레퍼시픽은 강보합으로 마감하는데 그쳤다. 아모레G의 주가는 0.85% 내렸다.

한국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액면분할이 있더라도 펀더멘털(기초여건) 측면에서 전체 기업가치와 밸류에이션(평가가치)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