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끝판대장' 오승환(삼성 라이온즈)의 시간은 멈춘 듯하다. 40세(한국나이, 만 39세)의 나이에 40세이브를 올리며 최고령 기록을 세웠다. 오승환이 다시 한국시리즈 마운드에 오르는 모습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오승환은 13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원정경기에 구원 등판해 세이브에 성공했다. 

삼성이 5-3으로 앞선 8회말 1사 만루 위기에서 마운드에 올라 유민상, 김민식을 연속 뜬공 처리하며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9회말에도 등판한 오승환은 박찬호와 김선빈에게 안타를 맞고 1사 1, 2루로 몰렸으나 최형우를 중견수 뜬공, 최정용을 삼진으로 잡고 리드를 지켜냈다.

1⅔이닝 동안 44개의 공을 던지며 거둔 투혼의 시즌 40세이브였다. 

   
▲ 사진=삼성 라이온즈 SNS


여러 면에서 의미있는 '40세이브'였다. 오승환은 10년만에, 개인 통산 4번째 40세이브를 달성했다. 오승환은 2006년(47세이브), 2007년(40세이브), 2011년(47세이브)에 이어 올해 다시 40세이브 고지를 밟았다.

KBO리그 역대 한 시즌 40세이브는 총 7번 나왔는데, 그 가운데 4번이 오승환의 기록이다. 오승환 외에는 정명원(태평양·1994년 40세이브), 진필중(두산·2000년 42세이브), 손승락(넥센·2013년 46세이브)만 40세이브를 달성했다.

또한 오승환은 이날 만 39세 2개월 28일의 나이에 40세이브를 올려 손승락의 최고령 40세이브 기록(만 31세)을 훌쩍 뛰어넘었다.

일본·미국에서 해외리그 생활을 마치고 국내로 돌아와 지난해부터 다시 삼성의 마무리를 맡은 오승환은 2020시즌은 18세이브에 블론세이브도 3차례나 기록, 완전히 하락세인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절치부심하며 명예회복에 나서 체력과 구위 회복에 남다른 노력을 한 결과 다시 '끝판대장'의 면모를 되찾았다.

현재 오승환은 세이브 1위를 달리고 있는데, 2위 김원중(롯데·31세이브)과는 9세이브나 차이가 난다. 남은 시즌 경기수를 감아날 때 오승환의 구원왕은 사실상 확정된 것이나 마찬가지다.

최고령 40세이브, 구원왕 등 개인적인 타이틀보다 오승환이 더 바라는 것이 있다. 바로 한국시리즈 마운드에 올라 세이브에 성공하며 삼성의 우승을 확정짓는 것이다.

삼성은 이날 KIA전 승리로 2위를 지켰다. 2위 경쟁을 벌이고 있는 LG와 승차를 1.0게임으로 벌렸고, 선두 KT와 승차는 1.5게임으로 좁혔다. 멀어만 보였던 선두 KT가 추격 가시권 안으로 들어왔다. 12경기를 남겨둔 삼성이 정규시즌 1위에 올라 한국시리즈로 직행할 가능성도 얼마든지 있다. 

삼성이 이처럼 선두경쟁을 벌일 정도로 올 시즌 몰라보게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는 주요 동력 중 하나가 바로 '끝판대장'의 위상을 되찾은 철벽 마무리 오승환의 존재감이었다.

흐르는 시간을 멈춰세운 듯한 오승환의 눈길은 이제 한국시리즈로 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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