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기반으로 우리 기업 부담 확대…연말 특수 실종 우려도
[미디어펜=조한진 기자]코로나 팬데믹이 지속하는 가운데 ‘공급망 쇼크’와 ‘물류 대란’까지 겹치면서 기업들이 ‘삼중고’에 직면하고 있다. 제조업 기반의 우리 경제에 부담이 더 가중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기업들은 리스크 최소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글로벌 공급망 불안이 산업계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글로벌 경제단체들도 공급망 이슈를 경제 성장의 걸림돌로 지목한다. 국제통화기금(IMF)는 최근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5.9%로 소폭 하향하면서 코로나19 재확산과 공급망 교란 등을 요인으로 꼽았다.

   
▲ 컨테이너항만 전경./사진=인천항만공사

최근 미국 블룸버그 통신은 애플이 올해 연말까지 아이폰13 생산 목표를 최대 9000만대로 잡았으나 텍사스 인스트루먼트(TI), 브로드컴 등 반도체 업체의 공급 부족으로 인한 차질이 생겨 1000대 가량 줄이기로 했다고 전했다.

애플은 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구매력을 갖춘 정보기술(IT) 중 하나다. 이 같은 회사가 반도체 부족 사태를 겪는 것은 글로벌 공급망 사태의 심각성을 보여주는 단면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반도체 등 주요 부품 공급 부족은 단기간에 해결되기 어렵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주요 생산기지가 위치한 동남아에서 변동성이 지속하는 만큼 언제든 생산 이슈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공급망의 불확실성은 우리 경제에도 큰 부담이 되고 있다. 특히 제조업 비중이 큰 주력 산업에 가해칠 충격파는 더 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 최근 대기업들도 부품 부족 등으로 생산 차질을 겪는 것으로 전해진다.

대기업 관계자는 “거래선 다변화와 시장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지만 물건 자체가 부족한 상황”이라며 “대기업도 상황이 심각하지만 상대적으로 구매 여력이 약한 중소·중견 기업들은 부담이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물류도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 부산항을 기점으로 한 LA운임은 전년 대비 3.4배, 함부르크 운임도 6.2배 급증하면서 우리 수출기업의 부담이 지속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추수감사절과 성탄절로 이어지는 최대 쇼핑 시즌을 앞두고 물류 대란이 극심해지면서 경제 회복의 걸림돌이 될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미국과 영국의 물류 상황은 심각한 것으로 전해진다. 로이터통신은 최근 미국 수입 화물의 절반 이상을 처리하는 로스앤젤레스 항만과 롱비치 항만에서 심각한 병목 현상이 발생하자 유통업체들이 화물선 확보를 위한 ‘컨테이너겟돈’(컨테이너와 아마겟돈 합성어)에 뛰어들었다고 전했다.

BBC 등 영국 언론 등에 따르면 영국 최대 상업항인 펠릭스토우항에 컨테이너를 내릴 공간이 없어서 ‘항만대란’이 벌어지고 있다.

최근 국내 기업들 역시 선적확보가 어려워지면서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중국 광군제, 미국 블랙프라이데이 등 제품 수요가 증가하는 연말 특수 매출이 당초 기대보다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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