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익 줄어도 배당·사회공헌↑, KB국민 1조5천억 배당 '최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이 금융권의 화두가 된 가운데, 국내 은행들이 현금배당과 사회공헌을 매년 늘려온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 은행들의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했지만, 영업이익 대비 배당과 사회공헌 비중은 지난해보다 확대한 모습이다. 특히 KB국민은행은 국내 은행 중 유일하게 조(兆) 단위의 사회공헌을 펼치며 은행들의 모범이 됐다.

   
▲ 시중은행 창구 / 사진=연합뉴스 제공


18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윤관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 은행별 사회공헌금액 및 영업이익 현금배당 현황'에 따르면, 국내 주요 17개 은행의 현금배당과 사회공헌 규모는 꾸준히 늘어나 지난해 영업이익의 약 40%까지 도달했다. 

지난해 은행권은 16조 975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고, 이 중 현금배당으로 5조 6655억원, 사회공헌으로 1조 865억원을 집행했다. 영업이익과 비교하면 현금배당 비중이 33.4%, 사회공헌 비중이 6.4%로, 현금배당이 3분의 1을 차지했다.  

은행들의 영업이익 대비 현금배당 비중은 증가세를 이어왔지만 지난 2018년까지 20%대에 머물렀다. 2018년 은행들의 영업이익은 18조 8323억원, 현금배당은 5조 4795억원으로 영업이익 대비 배당 비율은 29.10%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듬해 은행들은 영업이익 19조 8410억원, 현금배당 6조 5394억원을 기록해 배당을 32.96%로 늘렸다. 전년 대비 배당 비중이 3.86%포인트(p) 증가한 것이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로 은행들의 영업이익이 16조 9750억원으로 급감했지만 배당이 5조 6655억원을 기록해 배당비중이 33.38%로 0.42%p 증가했다. 절대적 수치를 놓고 볼 때 배당규모가 줄어들긴 했지만 영업이익 대비 비중을 놓고 보면 매년 증가세를 보인 것이다.     
   
특히 5대 시중은행의 영업이익 대비 배당 규모를 놓고 보면, KB국민은행이 지난해 3조 1544억원의 영업이익 중 48.1%에 달하는 1조 5164억원의 현금배당을 단행해 시중은행 중 유일하게 조 단위 주주환원책을 펼친 것으로 나타났다. 

뒤이어 우리은행 38.5%(배당액 6802억원), NH농협은행 32.6%(7200억원), 신한은행 29.3%(7700억원), 하나은행 26.1%(7147억원) 순으로 배당을 집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은행 중에선 BNK경남은행과 BNK부산은행이 각각 58.0%(1300억원), 47.3%(2000억원)를 기록해 나머지 경쟁은행을 월등히 앞섰다. 

인터넷은행인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상장 전이어서 현금배당이 없었다.

사회공헌 규모도 증가세를 보였다. 다만 ESG경영이 은행권 핵심 화두로 떠오른 만큼, 사회공헌도 배당 못지 않게 늘려야 한다는 요구가 제기된다. 

4년간 사회공헌 규모를 살펴보면 2017년 7357억원으로 영업이익 대비 4.9%에 그쳤다. 하지만 2018년 9839억원, 2019년 1조 1289억원의 사회공헌을 펼치는 등 5%대로 비중을 끌어올렸다. 지난해에는 영업이익 16조 9750억원 중 6.4%에 달하는 1조 865억원을 사회공헌으로 집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5대 시중은행 중 사회공헌에 적극적으로 나선 은행은 우리은행으로, 영업이익 1조 7653억원 중 8.0%에 달하는 1410억원을 집행했다. 뒤이어 NH농협은행 7.5%(사회공헌액 1648억원), 신한은행 6.6%(1727억원), KB국민은행 6.4%(2025억원), 하나은행 4.3%(1168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카뱅은 영업이익 1226억원 중 0.3% 수준인 3억 5000만원을 집행하는 데 그쳤고, 적자를 기록한 케뱅은 5000만원을 투입해 저조한 모습을 보였다. 

윤 의원은 "최근 ESG 경영의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사회공헌에 관한 투자도 중요한 지속성장 지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며 "국민들이 시중은행의 이익을 창출해주는데 많은 기여를 하고 있는만큼 은행사들이 금융의 사회적 책임정신 아래 사회공헌활동을 선도해나갈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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