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조사, 비오너기업 대비 매출 1.2배, 고용 1.3배, 당기순이익 1.8배,
오너기업의 부정적 인식 해소, 과도한 가업상속세율 등 과제
[미디어펜=조한진 기자]#글로벌 시가총액 18위에 오른 스위스의 제약사 로슈는 1896년 창업 이후 4대에 이은 경영을 하고 있다. 지난해 로슈사의 매출은 약 682억 달러로 2010년(526억 달러) 대비 약 156억달러 상승했으며 연구개발(R&D) 투자는 약 142억달러로 2010년(97억 달러) 대비 약 45억 달러 상승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글로벌 시총 100대 기업을 조사한 결과 40개 기업이 오너기업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18일 밝혔다.

   
▲ 서울 중구 N서울타워에서 바라본 도심 /사진=연합뉴스

글로벌 시가총액 100대 기업 중 오너기업 40개와 비오너기업 60개를 대상으로 경영성과를 분석한 결과, 오너기업이 성장성·수익성·안정성 등 모든 측면에서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가총액 상위 10대 기업 중 오너기업은 8개사에 달한다.

조사대상 100대 기업의 시가총액은 약 33조8000억달러였고 이 중 40개 오너기업의 시가총액이 18조5000억 달러로 55%를 차지했다. 1사 당 시가총액은 오너기업이 평균 4637억달러, 비오너기업이 평균 2543억달러로 조사됐다.

지난해 기준 오너기업의 평균 총매출 약 814억달러, 고용 18만2490명 등을 기록해 비오너기업(총매출 657억달러, 고용 13만8315명)보다 뛰어났다. 당기순이익은 오너기업 101억달러, 비오너기업 55억달러로 오너기업이 1.8배 높았다. 평균 부채비율도 오너기업은 76%로 비오너기업(225%)의 3분의1 수준이었다. 평균 배당금 또한 오너기업 62억달러, 비오너기업 50억달러로 오너기업이 1.2배 더 높았다.

2015년 대비 2020년 경영성과를 분석한 결과, 오너기업의 총매출은 63.2%, 고용은 22.0% 증가해 비오너기업 총매출 증가율(7.1%)과 고용 증감율(-0.3%)을 크게 상회했다. 오너기업의 R&D투자는 99.7%, 설비투자는 93.1% 증가한 데 반해, 비오너기업의 R&D투자 증가율은 28.7%에 그쳤으며 설비투자는 3.8% 감소했다.

오너기업은 당기순이익(135.6%), 영업이익(100.5%) 모두 비오너기업(당기순이익 -11.3%, 영업이익 4.1%)보다 크게 증가해 수익성 측면에서 뛰어났다. 또 오너기업의 자본은 103.2% 증가해 비오너기업(10.0%)의 10.3배를 기록했고, 부채비율 증가율은 38.0%로 비오너기업(89.1%)의 0.4배 수준에 불과하여 안정성 측면에서도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오너기업은 배당금 규모(213.9%), 희석주당이익(134.4%)도 큰 폭으로 늘어 비오너기업 대비 배당금 증가율 6.3배, 희석주당이익 증가율 8.5배를 기록했다. 배당성향 또한 오너기업이 43.2% 증가한 반면, 비오너기업은 0.8% 감소했다.

오너기업은 신속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고 장기적 투자가 가능한 등의 경영상 이점이 있다. 이와 같은 강점을 바탕으로 하여 글로벌 기업 중에도 오너기업이 다수 존재하며 이들 기업의 경영성과가 비오너기업에 비해 뛰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유환익 전경련 기업정책실장은 “일반적으로 해외에는 오너기업이 별로 없다는 인식이 있지만 실제로 글로벌 기업 중에 상당수가 오너기업인 것으로 조사됐다”며 “오너기업이 한국 특유의 기업체제이고 성과가 안 좋을 것이라는 부정적 인식을 해소해야 하고, 이런 부정적 인식하에 만들어진 동일인 지정제도, 과도한 가업상속세율 등 오너기업 관련 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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