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주 기자] 지난해 MBC ‘라디오 스타’에서 이채영은 “솔직히 몸매로 주목받는건 3년이면 끝”이라고 했다.

이 말은 예언으로까지 불리며 최근 불거진 클라라의 전속계약해지소송 논란에 끊임없이 회자됐다. 하지만 이 말이 이태임까지 적용되다보니 바뀌어야 할 시점이 온 것 같다. 3년이 아니라 고작 1년으로.

   
▲ 사진=MBN 뉴스 캡처

이태임이 욕설논란으로 각종 프로그램 하차설에 휩싸였다. 4일 연예매체를 통해 억울한 심경을 토로했으나 네티즌의 분노는 가라앉을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이유야 어쨌든 예원에게 욕설을 퍼부은 것은 사실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이태임은 MBC ‘띠동갑내기 과외하기’ 녹화에 늦었다. 손을 놓고 있을 수만은 없던 제작진은 급하게 예원을 섭외했다. ‘무한도전’ 토토가 특집에 이재훈과 함께 참여했던 예원은 흔쾌히 촬영장을 찾았다. 그리고 예정대로 이태임이 바다에서 물질을 하고 돌아오자 “춥지 않냐”고 물었다. 이 상황에서 이태임은 “깝치지 마라 죽는다” 등의 욕설을 던졌다.

이태임은 스타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상의 없이 촬영 일정이 진행되다보니 화가 난 상태에서 예원이 반말을 하자 참았던 화가 폭발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사실과는 다른 말이 퍼지고 있다는 주장과 함께 “섹시스타로 주목받은 여배우는 그냥 마음에 안 드는 것 같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태임은 상황을 착각해도 한참 착각한 듯 싶다. 대중이 그녀에게 비난의 화살을 던지는건 섹시스타이기 때문이 아니라 ‘동료에게 생각없이 욕설을 퍼부은 행위’에 의한 반발이다. 지리멸렬한 연예계 선·후배의 강직된 문화가 욕설로 표현됐고, 이 점이 처음으로 공론화됐다는 점에 대중은 분노하는 것이다. 이조차도 일종의 갑질이다.

현재 출연하고 있는 예능 프로그램과 드라마에서 하차한다고 하더라도 이태임에 대한 논란은 당분간 수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녀 말마따라 연예계 은퇴도 심각하게 고려해봐야 할 상황에 처했다. 동료에게 던진 욕설이 인터넷을 통해 소리없이 퍼져버린 이상 사과 만으로는 수습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 영화 '워킹걸' 클라라 출연장면 / 사진=메가박스 플러스엠

대중은 섹시스타를 원한다. 사실 언론이 더 원한다. 섹시스타는 하루가 멀다하고 SNS와 방송을 통해 몸매를 유출하고 인터넷에서 화제로 떠오른다. 자연히 해당 내용을 기사화하면 조회수가 쏠쏠하다. 조회수를 좇는 언론과 이슈가 되길 원하는 연예인이 악어와 악어새처럼 공존하는 식이다.

인기의 맛에 취한 연예인은 자연히 언론이 자신의 편이라고 믿기 쉽다. 그러나 한번 실수에 가장 매정하게 돌아서는 것도 언론이다. 자랑이던 몸매는 물론 연기력과 성형, 과거 행적 모두 칼이 되어 돌아온다. 대중은 그 칼을 쥐고 당사자를 내리친다. 손가락 두세번만 움직이면 기사를 읽을 수 있는 시대에 이 속도는 눈 깜짝할 새로 빨라졌다.

이태임에 앞선 클라라의 사례도 이와 비슷하다. 지난해 6월 폴라리스 엔터테인먼트와 전속계약을 체결한 클라라는 전속계약해지 소송을 제기하며 ‘이모 회장의 문자메시지에 의한 성적 수치심’을 근거로 들었다.

그러나 폴라리스 측이 즉각 반박하고, 각종 매체를 통해 클라라와 이모 회장의 메시지 내용이 속속 공개되면서 오히려 ‘클라라 측이 성희롱을 이용했다’는 의견이 힘을 얻기 시작했다. 이후 그녀가 “SNS에 올리기만 하면 이슈가 된다”던 노출 사진들은 그녀의 발목을 잡기 시작했다. 여론은 눈 깜짝할 새 완전히 돌아섰다.

소위 말하는 섹시스타는 연예계에 셀 수 없이 많다. 단숨에 떠올랐다 소리없이 사라지는 경우가 대다수다. 이채영은 당시 방송에서 “섹시를 넘어선 뭔가를 보여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배우라면 연기, 가수라면 노래가 기반이 돼야 꾸준히 살아남을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태임과 클라라로 대표되는 섹시스타들은 대표작 보다는 ‘노출작’으로만 기억된다. 연기가 되면 캐릭터를 바꾸고, 노래가 되면 새로운 곡을 발표하겠지만 ‘몸매’는 어찌할 도리가 없다. 단 한번의 실수와 논란에 공든 탑이 무너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