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올 시즌 2군(퓨처스리그) 타격왕에 오른 상무 내야수 서호철(25·원소속팀 NC 다이노스)이 논란에 휘말렸다. 서호철을 타격왕으로 만들어주기 위해 조작이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서호철 본인은 결백을 주장하며 억울해했고, 조작에 가담했다는 의심을 받는 KIA 타이거즈 구단은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서호철과 타격왕 경쟁을 벌인 선수의 수상쩍은 행적까지 알려지면서, 조사에 들어간 KBO(한국야구위원회)가 어떤 결론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 상무 소속으로 퓨처스리그 타격왕에 오른 서호철./사진=NC 다이노스


서호철은 지난 13일 종료한 2021 퓨처처스리그에서 타율 3할8푼8리를 기록하며 타격왕에 올랐다. 그런데 서호철이 마지막 2경기(8~9일 KIA 타이거즈 2군전)에서 번트 안타를 각각 1개씩 기록한 데 대해 KBO 클린베이스볼센터에 제보가 접수됐다. 서호철의 소속팀 상무 측이 상대팀 KIA에 느슨한 수비를 부탁했다는 것. 서호철이 번트로 안타를 만들 수 있도록 KIA가 적극적인 수비를 하지 않거나 내야 수비를 뒤로 물렸다는 것이 18일 보도를 통해 드러난 제보 내용이었다.

하지만 이 논란에 대해 서호철은 '결백'을 강력 주장했다. 서호철은 19일 엠스플뉴스와 인터뷰에서 "선수로서 타율왕 타이틀에 도전해보고 싶단 마음에 조금 욕심(번트안타 시도)을 부렸을 뿐이지, 이번 의혹과 관련해 한 치의 부끄러운 짓도 안 했단 점을 확실히 말씀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서호철은 박치왕 상무 감독이 마지막 경기 당시 첫 타석 번트안타 후 "번트를 시도하지 말고 하던 대로 자신감 있게 타격하라"고 지시해 마지막 타석에서 2루타를 쳤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제기된 의혹처럼 상대 수비가 느슨한 플레이로 번트안타를 만들어줄 줄 알았다면 결과가 불확실한 강공을 시도해 2루타를 쳤을 리 없다는 해명이었다.

느슨한 번트수비로 서호철의 타격왕을 도왔다는 의심을 받는 KIA 측도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하며 해명과 함께 소명 자료를 KBO에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8일 경기 서호철의 번트안타 때는 기습적인 번트가 투수 남재현 옆으로 갔고, 당황해 서두르던 남재현이 저글을 하는 등 수비가 매끄럽지 못해 안타를 내줬다고 설명했다. 주자가 없었고, 서호철이 번트를 자주 시도하는 타자도 아니어서 번트 대비 수비를 할 상황이 아니었다는 것.

9일 경기 서호철의 번트 때는 타구가 3루쪽 선상으로 굴러가 파울라인 안쪽에서 멈춰섰기 때문에 수비하기가 힘들었을 뿐이라는 것이 KIA 측의 설명이었다.

KIA 구단은 상대팀 상무 선수를 타격왕으로 만들어줄 이유가 전혀 없으며, 일각에서 의혹이 제기된 '상무 감독에게 잘 보이기'도 억측이라고 반박했다. 

상무 야구단은 프로 선수들이 병역의무를 이행하면서 야구를 계속할 수 있어 입단을 선호해 경쟁률이 치열하다. 상무 감독에게 잘 보이는 것이 향후 소속 선수의 상무 지원시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일부 시각이 있다. 하지만 상무가 선수 선발 시 감독의 입김 등이 작용하지 않도록 2018년부터 선발위원회를 따로 운영하기 때문에 상무 감독에게 굳이 잘 보일 이유가 없어졌다는 것이다. 

KBO는 제기된 의혹에 대해 사실 관계 파악을 하고 있다. 해당 경기의 TV 중계가 없었기 때문에 KIA의 해명 자료를 면밀히 분석하고 현장에 있었던 심판, 관련 선수들에 대한 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와중에 18일 밤 KBS 뉴스에서는 서호철과 치열하게 타격왕 경쟁을 벌였던 롯데 소속 모 선수가 KIA 퓨처스팀 포수에게 서호철이 안타를 치지 못하도록 견제해 달라는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고 보도했다. 이는 역으로 서호철의 타격왕을 막기 위한 부정한 청탁일 수 있어 KBO는 이 부분에 대한 조사도 함께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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