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사측 위법 행위 자행…당국 시정조치 촉구"
사측 "노조 일방적 주장"
[미디어펜=김하늘 기자] 출범 전부터 이어져 온 한화생명금융서비스의 노사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한화생명금융서비스의 보험설계사 노동조합은 사측이 위법 행위를 자행하고 있다며 공정거래위원회와 금융위원회에 시정조치를 촉구했다. 이들은 사측의 노조 교섭 또한 강력하게 주장했다.

사측은 위법 행위 등은 노조의 일방적인 주장으로 악화된 시장 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한 경영상의 판단을 매도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했다. 

   
▲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정문 앞에서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전국사무금융노동조합연맹이 진행한 기자회견장에 참석해 발언 중인 배진교 정의당 의원/사진=미디어펜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전국사무금융노동조합연맹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GA 인 듯 GA 아닌 한화생명금융서비스…사측 "살아남기 위한 경영상의 판단"

이들은 우선 "한화생명금융서비스 물적분할 과정에서 설계사들에게 수수료 변경 동의서 작성을 강요했다"며 "수수료 변경 동의서 작성을 하지 않을 경우 계약해지를 하겠다고 협박까지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설계사들에게 제대로 된 설명이나 동의없이 설계사 위촉계약서, 부속 약정서를 임의로 변경하는 등 불공정행위와 위법 행위를 했다"며 "대형 법인보험대리점(GA)임에도 불구하고 모회사인 한화생명만 판매계약을해 한화생명 상품만 판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배진교 정의당 의원은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장에서 금융당국을 향해 시정조치를 요구하기도 했다.

배 의원은 지난 7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감원 국정감사에서 "올해 한화생명금융서비스가 분사하면서 아직 다른 생보사들과는 대리 계약을 하지 않았다고 하는데 이 부분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며 "설계사들 사이에서는 수수료 변경 동의서를 작성하지 않으면 해촉한다고 협박하고 강요했다는 증언이 다수 나오고 있고, 설계사와의 계약서에서 다루지 않는 내용을 회사가 바꿀 수 있는 구조인 점이 보험업계의 고질적인 문제"라고 말했다.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은 "지적한 부분이 거의 사실이라고 보고 받았다"며 "공정거래위원회의 소관도 있는 만큼 추가 확인과 협조를 통해 필요한 시정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답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한화생명금융서비스 관계자는 "한화생명 소속 자회사로 한화생명 상품만을 판매하고 있다"며 "전속으로 한화생명 상품을 판매해 상품 경쟁력을 확보하고 나면 타 생명보험사의 상품 역시 판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급변하는 시장에서 살아남겠다는 경영상의 판단을 매도하지 말아달라"고 덧붙였다. 

   
▲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정문 앞에서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전국사무금융노동조합연맹이 진행한 기자회견장에 참석한 노조원들의 모습/사진=미디어펜


단체 교섭 동상이몽…"법 허점 문제 vs 일방적 주장"

노조 측은 또한 이날 기자회견에서 한화생명금융서비스와의 단체 교섭에 대한 요구도 주장했다.

김태은 한화생명금융서비스 설계사 노동조합 지회장은 "설계사들의 수수료 삭감이 예고없이 갑작스럽게 진행됐고 그동안 이와 비슷한 상황이 비일비재했다"며 "이같은 상황을 막기 위해 설계사 노동조합이 탄생했다"고 말했다.

그는 "전 보험사를 통틀어 설계사 역사상 최초로 노동조합이 생긴 것"이라며 "법에 허점이 있어 내근 정규직 노조와 동시 교섭이 안되는 문제가 있지만 끝없이 투쟁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1월 20일 설립된 사무금융노조 보험설계사지부 한화생명지회는 설립 이후 현재까지 단체교섭을 시작조차 못하고 있다. 

이들은 일방적인 수수료율·환산월초 삭감에 항의하면서 노조를 만들었지만 사측은 이들이 특수고용직이라는 점과 이미 상급단체가 같은 정규직노조와 단체협약을 체결했다는 점을 이유로 교섭을 줄곧 거부해왔다. 

한화생명금융서비스 측은 "사측과 노조의 교섭은 1사 1교섭이 원칙"이라며 "설계사 노조와 교섭을 하는 순간 한화생명이 법적 제재를 받게 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앙노동위원회에서도 해당 노조가 대표성이 없다고 판결이 났다"며 "재심 역시 기각된 상황으로 설계사 노조 교섭 요구는 일방적인 주장"이라고 답했다. 

노조 측 관계자는 "보험설계사는 한화생명지부의 단협·취업규칙을 적용받지 못하고 현격한 근로조건 차이를 보이고 있다"며 "고용형태도 다르므로 보험설계사지부의 교섭단위 분리신청이 인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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