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포자이·리센츠·마래푸·불암현대 등 대부분 최고가 경신
[미디어펜=유진의 기자]정부가 약 1년 전 고강도 정책 효과로 아파트값이 안정되고 있다며 내세운 단지들이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 서울 일대 아파트 전경./사진=미디어펜


23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 전용면적 84.943㎡는 올해 7월 27일 34억1000만원(9층)에 거래돼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해당 단지는 정부가 지난해 9월 초 '8·4 공급대책'의 효과로 아파트 실거래 가격이 떨어졌다고 거론한 곳 가운데 하나다.

당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8·4 공급대책 이후 1개월이 지난 현재 나름의 성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며 "상당한 지역에서 가격이 하락한 거래도 나타나는 등 시장에서 쏠림현상이 많이 완화됐다"고 판단했다. 

이어 이 단지 해당 면적이 그해 7월 8일 28억5000만원(25층)에서 8월 18일 24억4000만원(18층)으로 하락한 점을 부각시켰다. 하지만 이는 법인이 가족에게 시세보다 대폭 낮은 가격에 팔아넘긴 특수 거래인 점이 밝혀졌다.

강남권 핵심 입지에 있는 아파트가 약 한 달 사이에 실거래 가격이 4억원 넘게 하락한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시장 상황이었는데도, '경제 수장'이 이를 집값 안정의 근거로 내놓은 것이다. 이후 이 단지의 해당 면적은 1년도 안 돼 10억원 가까이 뛰었다. 현재 호가는 최고 37억5000만원 수준이다.

정부가 당시 집값 안정의 신호 사례로 들었던 단지들의 아파트값은 모두 급반등해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서울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전용 27.68㎡는 작년 7월 2일 11억5000만원(5층)에서 8월 11일 8억9500만원(19층)으로 급 하락했지만, 지난달 25일 기준 12억7500만원(18층)에 달했다.

서울 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마래푸) 3단지 전용 59.9236㎡는 작년 6월 30일 12억8000만원(7층)에서 8월 6일 11억원(7층)으로 하락했지만 이내 반등해 올해 8월 18일 14억8000만원(3층)까지 뛰었다.

서울 노원구 상계동 '불암현대' 전용 84.9㎡는 지난해 7월 2일 6억8000만원(19층)에서 8월 5일 5억9000만원(17층)으로 일시 하락했지만, 지난달 14일 8억원(16층)을 넘어섰다.

결국 당시 정부가 부동산 시장의 실상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거나 정책 효과를 강조하기 위해 이상 거래의 가능성이 농후한데도 '체리피킹'(유리한 것만 골라서 취하는 태도)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당시 정부가 고강도 대책을 내놓음으로 인해 시장이 잠시 관망세가 짙어졌었지만, 향후 공급 부족으로 인한 가격 상승은 꾸준히 이어갔다"고 말했다. 이어 "셀 수 없을 정도로 대책을 여러번 쏟아냈지만 아직까지 시장 안정화를 찾지 못한만큼 전반적으로 제대로 먹힌 정책이 없다는 평가를 받는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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