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손흥민(29·토트넘 홋스퍼)이 '우상'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6·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첫 맞대결을 벌인다. 이른바 '7번의 전쟁'이다. 

토트넘은 오는 31일 새벽 1시 30분(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홋스퍼 스타디움에서 2021-2022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0라운드로 맨유와 홈 경기를 치른다.

현재 EPL 순위 6위 토트넘(승점 15점)과 7위 맨유(승점 14점)의 맞대결로, 두 팀 다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겨야 할 중요한 일전이다.

이 경기가 국내 팬들에게 특히 주목받는 것은 손흥민과 호날두의 만남 때문이다. 손흥민은 유럽 무대로 진출할 당시부터 롤모델이자 우상으로 호날두를 꼽았다. 등번호 '7번'을 단 것도 호날두를 닮고 싶었기 때문이다.

   
▲ 사진=토트넘 홋스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SNS


호날두가 이번 시즌을 앞두고 유벤투스(이탈리아)를 떠나 친정팀 맨유로 컴백하면서 손흥민과 EPL 무대에서 맞대결이 성사됐다.

손흥민과 호날두 모두 선발 출전이 예상된다. 손흥민은 토트넘의 '에이스'로 자리잡았고, 호날두는 맨유에서 '돌아온 해결사' 역할을 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둘은 팀 분위기가 좋지 않은 가운데 맞대결을 벌이게 됐다. 

토트넘은 지난 22일 컨퍼런스리그 비테세(네덜란드)전에 주전들을 빼고 나섰다가 0-1로 충격패를 당했고 24일 웨스트햄과 EPL 9라운드에서도 0-1로 졌다. 28일 번리와 리그컵(카라바오컵) 16강전에서 1-0으로 이기긴 했지만 썩 만족스러운 경기 내용은 아니어서 누누 에스피리투 산투 감독의 지도력에 팬들의 불신이 팽배해 있다. 

맨유의 상황은 더욱 좋지 않다. 지난 25일 9라운드에서 라이벌 리버풀에게 0-5로 참패를 당했다. EPL에서 2연패 포함 최근 4경기 무승(1무3패)의 부진에 빠졌다. 올라 군나 솔샤르 감독의 경질설이 대두됐고 선수단 내 불화설까지 퍼지며 분위기가 최악이다.

영국 현지에서는 이번 토트넘-맨유전을 '경질더비'라고 일컫기도 한다. 패하는 팀은 엄청한 후폭풍을 겪을 것이고 감독이 경질될 수도 있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손흥민의 어깨가 무겁다. 손흥민은 앞선 번리전에서 선발 출전하지 않았고 후반 21분 교체 투입됐다. 누누 감독이 맨유전에 대비해 손흥민의 체력을 비축해준 것이다. 해리 케인은 번리전에 선발로 나서 풀타임을 뛰었다. 손흥민의 맨유전 활약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용병술이었다.

손흥민은 이번 시즌 4골(1도움)로 팀 내 최다득점을 기록 중이다. 최근 맨유전에서도 강한 모습을 보였다. 손흥민의 맨유전 통산 성적은 13번 상대해 3골 2도움을 기록했는데, 그 가운데 3골 1도움을 지난 시즌 올렸다. 특히 지난해 10월 맨유와 원정경기에서 2골 1도움으로 눈부신 활약을 펼쳐 맨유를 6-1로 대파하는데 앞장섰다.

호날두는 맨유 복귀 후 리그 6경기 출전해 3골을 넣었다. 호날두는 큰 경기에 강하고 30대 중반의 나이에도 여전히 해결사 본능을 발휘하고 있어 토트넘으로서는 최고 경계 대상이다.

토트넘과 맨유의 '7번' 맞대결에서 누가 웃을까. 손흥민과 호날두의 활약에 팀의 명암이 엇갈릴 수 있어 이목이 집중된다.

한편, EPL에서는 손흥민과 호날두가 첫 맞대결을 벌이지만 둘은 이전 두 차례 상대팀으로 만난 적이 있다. 호날두가 레알 마드리드(스페인) 소속이던 2017-2018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에서 처음 만났는데, 당시에는 손흥민이 후반 44분 교체 출전해 그라운드에서 함께한 시간은 얼마 안됐다. 2019년 호날두가 유벤투스에서 뛸 때 인터내셔널 챔피언스컵(ICC)에서 다시 맞대결이 이뤄졌고, 당시 두 선수 모두 선발 출전해 45분간 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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