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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태우 마지막 가는 길…'국민 통합' 주목할 장면은
김부겸 국무총리, 영결식 조사서 "화해와 통합의 역사로 가는 성찰의 자리가 돼야 한다"
아들 노재헌 변호사 "아버지의 평화와 통일 향한 의지가 재차 피어나는 계기 되길"
승인 | 김규태 차장 | suslater5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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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인 2021-10-30 21: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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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펜=김규태 기자] 10월 30일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의 마지막 가는 길은 쓸쓸했지만 따뜻하고 의미있었다.

고인의 역사적 공과(功過)를 둘러싼 엇갈린 평가는 그대로 드러났지만, 여야를 막론한 '국민 통합의 길'에 가깝게 느껴졌다.

고인의 국가장 거행은 2015년 김영삼 전 대통령 장례에 이어 2번째다.

이날 오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에서 엄수된 고 노태우 전 대통령의 영결식은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예정된 시간을 20분 넘겨 80분간 진행됐다.

노 전 대통령은 과거 1988년 서울올림픽 당시 대한민국 대통령이자 조직위원장을 지냈다.

올림픽공원 평화의 광장은 당시 올림픽의 상징적인 공간으로, 고인과 인연이 깊은 무대이기도 하다. 노 전 대통령은 자신의 대통령 재임 기간(1988년 2월~1993년 2월) 최대의 업적으로 꼽히는 88서울올림픽 성공 개최를 상징하는 무대에서 장례의 마침표를 찍은 것이다.

이날 오전 9시 빈소인 서울대병원을 출발한 운구차는 노 전 대통령의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으로 향해 노제를 지냈다. 그 후 오전 11시경 영결식장인 올림픽공원 평화의 광장에 당도했다.

평화의 광장 한 켠에는 '인류에 평화를 민족에 영광을. 대통령 노태우'라고 새겨진 비석이 자리잡고 있다.

이날 영결식에는 김부겸 국무총리 등 정부 주요 인사, 정당 및 종단 대표 등 정부측 초청 인사, 유족 등 50여명 가량이 참석했다.

날씨가 화창한 이번 주말, 올림픽공원을 찾은 수많은 시민들이 평화의 광장 주변에서 영결식을 지켜봤다.

국가적으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유행 사태가 가라앉지 않아 피치 못한 상황이었고, 유족은 검소하게 장례를 치러달라는 고인 뜻을 전하기도 했다.

   
▲ 10월 27일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의 노태우 전 대통령 빈소에 무궁화대훈장이 놓여있다. /사진=연합뉴스
당초 참석 인사로 꼽혔던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 등 여권 인사들은 노 전 대통령 영결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박병석 국회의장, 유남석 헌법재판소장 또한 불참했다.

청와대에서는 앞서 빈소에 문재인 대통령을 대신해 조문한 유영민 대통령비서실장과 이철희 정무수석이 참석했고, 정당 대표 중에는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만 참석했다.

노 전 대통령의 서거 후 여권은 전체적으로 부정적인 입장이었다. 장례위원장인 김부겸 총리 조차 이날 영결식 조사에서 "우리 현대사에서 지울 수 없는 큰 과오를 저지른 것은 움직일 수 없는 사실"이라고 언급해 잔잔한 파장을 일으키기도 했다.

26일부터 30일까지 5일간 국가장을 치르면서 주목할 만한 장면은 여럿 있었다.

우선 아들 노재헌 변호사를 통해 27일 공개된 노 전 대통령의 유언이다. 노 변호사는 아버지의 생전 유지에 대해 "국가에 대해 생각과 책임이 많았기 때문에 잘했던 일, 못했던 일 다 본인의 무한 책임이라 생각하고 계셨다"고 전했다.

특히 노 변호사는 "5·18 희생자에 대한 가슴 아픈 부분, 그 이후 재임 시절 일어났던 여러 일에 대해 본인의 책임과 과오가 있었다면 너그럽게 용서해주시길 바랐다"며 "역사의 나쁜 면은 본인이 다 짊어지고 가시겠다, 앞의 세대는 희망을 갖고 살았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평소 하셨다"고 강조했다.

같은날 오후 문 대통령은 박경미 대변인을 통해 "고인의 명복을 빌고 유가족들에게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고 추모 메시지를 남기기도 했다.

또다른 장면은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전남도청에서 시민군 상황실장을 맡았던 박남선 씨가 27일 노 전 대통령의 빈소를 찾아 조문한 순간이었다.

5·18 운동 당시 시민군 상황실장이었던 박 씨는 계엄군에 잡혀 고문을 당했고 사형수로 복역하다 3년 만에 풀려난 바 있다.

노 전 대통령 아들인 노재헌 변호사와 악수하며 조문을 마친 박 씨는 이날 기자들을 만나 "노 전 대통령은 용서를 구했고 이제 책임을 물을 수 없는 시점이 되어 왔다"며 "온 국민이 통일을 염원하는데 이제 오늘을 기점으로 정치 세력들이 화해하고 화합하고 용서했으면 하는 것이 내 마음"이라고 전했다.

김부겸 총리 또한 30일 열린 영결식 조사에서 "오늘의 영결식은 고인을 애도하는 자리이자 새로운 역사, 진실의 역사, 화해와 통합의 역사로 가는 성찰의 자리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 김부겸 국무총리가 10월 27일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 빈소를 찾아 조문을 하고 있다. /사진=국무총리실 제공
이날 오후 서울 추모공원에서 화장을 마친 노 전 대통령 운구 행렬은 오후 4시 30분경 파주 검단사에 도착했다.

운구차에서 내린 유족들은 영정사진과 유해를 들고 승려들과 함께 검단사 무량수전으로 향했다.

무량수전에 도착한 노 전 대통령의 유해와 영정은 법당 내부에 안치됐다.

노 전 대통령의 유해가 검단사에 임시 안치되면서 국가장으로 치러진 지난 5일간의 장례가 마무리됐다.

장례를 모두 마친 후 노재헌 변호사는 기자들을 만나 "국가장을 마련해준 정부와 조의를 보내주신 많은 분께 감사드린다"며 "한반도 평화 수도인 파주에서 평소 아버지가 가지고 계셨던 평화와 통일을 향한 의지가 다시 한번 피어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노 전 대통령의 최종 장지는 협의 중이다. 노 변호사는 이날 이에 대해 "통일 동산이 아버지가 조성한 곳이고 평화 통일에 대한 남다른 의지가 있으셨기 때문에 그 주변 좋은 곳으로 마련해 주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사찰 출입로와 주변 도로에는 환영 플래카드가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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