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청, 코로나 백신 등 대북 인도적 지원 준비"
[미디어펜=김소정 기자]바티칸 교황청 성직자성 장관인 유흥식 라자로 대주교가 30일(현지시간) “교황청에서 북한 대사관에 접촉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29일 프란치스코 교황을 예방한 자리에서 교황 방북에 대한 기대감을 표하고, 교황이 “평화를 위해 기꺼이 갈 수 있다”고 답한 가운데 나온 발언이어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유 대주교는 이날 바티칸에서 문 대통령의 이탈리아 방문에 동행한 기자들과 만나 “정부도 그렇지만 교황청도 여러 길을 통해 교황이 북한에 갈 수 있는 여건을 만들면서 노력하는 것이 사실”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지금으로선 상대방(북한)이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달린 문제”라면서 “우리로서는 최선을 다해 노력 중이고, 가능하면 (상호)관계에서 상대가 대답을 잘 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해가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 문재인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유럽 순방 첫 일정으로 바티칸 교황청을 공식방문해 프란치스코 교황을 단독 면담한 이후 수행원들이 배석한 가운데 환담하고 있다. 2021.10.30./사진=청와대

또한 유 대주교는 교황청의 대북 인도적 지원과 관련해 코로나19 백신을 공급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교황청에서는 그런 일이 있으면 언제든지 어려운 사람을 돕는 차원에서 도와줄 수 있는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문 대통령을 만난 뒤 연이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한 시간 넘게 회동한 것에 대해선 “교황께서 분명히 바이든 대통령과 한반도 문제를 말씀하셨으리라 확신한다”고 밝혔다.

한편, 유 대주교는 지난 22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격리했다가 이날 음성 판정을 받아 격리에서 해제됐다. 이에 따라 문 대통령의 29일 교황청 공식 방문엔 배석하지 못했다. 

유 대주교는 조만간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나 이번 문 대통령과의 면담 내용을 전달받을 것으로 보인다. 유 대주교는 “이번 주가 지나면 성직자성 장관으로 교황님을 단독으로 뵐 일이 생길 것”이라며 “이번 일(면담)에 대해서 당신(교황)이 말씀을 하실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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