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캐스퍼, 10월에 경쟁 차종보다 높은 판매량
완성차 업계, 상품성·마케팅 강화로 대응
[미디어펜=김태우 기자]현대자동차가 광주형 일자리 모델로 출시한 경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캐스퍼가 인기를 끌며 엔트리카 시장에 새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다른 완성차 업계체들도 상품성을 개선한 모델과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어 소비자들에게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

   
▲ 문재인 대통령이 6일 청와대에서 제1호 상생형 지역일자리인 ‘광주형 일자리’를 통해 생산된 현대자동차 경형 SUV ‘캐스퍼’를 직접 인수하고 있다. 2021.10.6./사진=청와대

3일 현대차에 따르면 캐스퍼는 출고가 시작된 9월에 208대를 판매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2506대를 팔았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 부족 문제로 생산에 일부 차질이 있었지만, 경쟁 차종보다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경차인 기아 모닝은 지난해와 올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매월 3000대 안팎의 꾸준한 판매량을 보였다. 하지만, 캐스퍼의 디자인이 공개되는 등 출시 소식이 알려지기 시작하자 8월부터 월 판매량이 2000대 아래로 내려갔다.

10월에는 지난해 대비 47% 급감한 1369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같은 달 기아의 전체 내수 판매가 전년 대비 20% 감소한 것을 고려하면 큰 폭의 감소다. 같은 차급인 한국지엠 쉐보레 스파크도 판매가 소폭 줄었다. 

다만 이 모델들 역시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의 여파를 받고 있는 것도 판매축소에 한몫을 하고 있어 캐스퍼의 판매량으로 흡수됐다는 직접적인 영향으로만 판단하기는 힘들지만 일부 영향을 미쳤다는 게 업계 평가다. 

이에 완성차 업계는 캐스퍼의 등장에 맞춰 비슷한 차급에 상품성을 강화한 모델을 추가하거나 마케팅을 시행하는 등 대비책 마련에 나섰다.

기아는 모닝과 레이에 고객 선호 사양을 적용한 새로운 트림 '베스트 셀렉션'을 지난달 선보였다. 모닝 베스트 셀렉션 트림은 △8인치 디스플레이 오디오 △후방카메라 △하이패스 자동결제 시스템 △열선 스티어링 휠 △블랙/레드 포인트 신규 인테리어를 기본 적용해 편의성을 높였고 디자인도 강화한 점이 특징이다. 가격은 1450만 원으로, 캐스퍼 중간 트림과 비슷하게 책정했다.

우수한 상품성과 고객 만족도를 알리며 마케팅에 집중하는 사례도 있다. 한국지엠은 최근 스파크가 한국능률협회컨설팅이 주관하는 '2021년 한국산업의 고객만족도 조사(KCSI)'에서 7년 연속 경형 승용차 부문 고객 만족도 1위를 차지했다고 발표했다. 

   
▲ 현대자동차의 경형 SUV 캐스퍼. /사진=미디어펜

또한, 경차 중 유일하게 한국 신차 안전도 평가(KNCAP) 충돌 안전도 1등급을 인증받았다는 점도 강조했다.

쌍용자동차도 자사 엔트리 모델 소형 SUV 티볼리에 고급 사양을 기본화한 스페셜 모델 '업비트(Upbeat)'를 선보였다. 

티볼리 업비트는 △10.25인치 풀 디지털 클러스터 △18인치 다이아몬드 컷팅 휠 △풀 LED 헤드램프 등 고객이 가장 많이 선택하는 사양을 기본 적용했다. 가격은 2586만 원으로 캐스퍼보다 높지만, 캐스퍼 최고 사양 모델이 2057만 원인 점을 고려하면 경쟁이 가능한 수준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디자인과 성능을 통해 새롭게 출시된 현대차 캐스퍼가 같은 시장에서 활약하는 타 브랜드의 모델들에게 좋은 자극제가 되고 있다"며 "다만, 신차효과로 판매되는 초기 판매실적을 얼마나 지속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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