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한진 기자]미국의 반도체 공급망 정보 요구 제출 시한이 다가오는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민감한 정보를 제외한 산업별 현황 등을 중심으로 최종 자료를 정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향후 반도체 공급망과 관련한 미국의 추가 요구가 나올 수 있는 만큼 기업들은 긴장의 끈을 풀지 못하는 모습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고객사 정보 등 민감한 내부 정보 대신 자동차용·휴대전화용 등 산업별 자료를 제출하겠다는 글로벌 반도체 제조사들의 요청을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9월 하순 미국 정부는 글로벌 반도체 업계와 화상 회의를 개최하고, 오는 8일까지 반도체 재고와 주문, 판매 등 공급망 정보를 담은 설문지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설문은 기업의 내부 정보 등을 포함하는 26가지 문항으로 이뤄져 있다.

미국이 기존 입장을 완화한 것은 영업 기밀까지 요구해 글로벌 기업들의 반발을 키울 필요가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또 해당 국가와 기업들이 우려 사항을 지속 전달한 것으로 영향을 준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이 핵심 정보 제외를 허용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한숨을 돌리고 있다. 그동안 기업 영업 기밀이 밖으로 유출될 경우 가격 협상 등 경영에 부담이 커질 것 이라는 우려가 끊이지 않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시한인 8일까지 관련 서류를 미 정부에 제출할 예정이다. 양사는 생산 품목, 산업분야별 공븝 비중 등의 정보를 위주로 자료를 낼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일 자료를 제출한 대만과 이스라엘 반도체 기업들도 기밀 정보를 제외한 내용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우리 정부는 기업들이 자료 제출을 마치는 대로 미 상무부와 반도체 공급망과 관련한 협력을 논의할 계획이다.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오는 9~11일 미국을 방문해 지나 레이몬도 미 상무부 장관 및 제니퍼 그랜홈 에너지부 장관과 면담할 예정이다.

이번 면담에서는 반도체 공급망 문제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특히 문 장관은 레이몬도 장관과 만나 한국 반도체 기업이 낸 자료과 상황 등을 설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중국을 제외한 반도체 공급망 구축을 추진하는 미국의 추가 조치가 나올 수 있다는 점이 향후 변수로 꼽힌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동맹국들을 모아 중국을 견제하는 공급망 대책회의를 개최한 바 있다. 상황에 따라서는 미국의 공급망 관련 요구가 더 나올 수도 있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공급망 정보 요구 이후) 미국의 움직임을 알기는 어렵지만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불확실성에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