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 지역화폐 카드 수수료 시비 대납 논란 일어
[미디어펜=구태경 기자] 대전시가 지역화폐 ‘온통대전’ 가맹점 수수료 지원에 예산을 편성한 가운데, 대전시 기초자치구인 대덕구도 자치구 지역 화폐카드인 ‘대덕e로움’ 카드 수수료 지원에 나섰지만, 정작 혜택받는 가맹점은 서울 소재 등 역외 업체들로 알려지면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 대전시청에 전시된 온통대전 카드 모형./사진=미디어펜


지역의 소상공인 및 자영업자들을 살리자는 기본 취지에 어긋난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대전시는 지난달 28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자영업자의 고통분담을 명분으로 카드 수수료를 대납키로 하고, 온통대전 가맹점 활성화를 위해 시비 76억 원을 편성, 올해 8월에서 11월까지의 3개월간 카드 수수료 전액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러한 시의 조치에도 불구, 정작 카드 수수료 등으로 수익을 내고 있는 카드사와 밴(VAN)사는 한 푼도 내지 않고 배만 불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밴(VAN)은 가맹점과 카드사간 네트워크망을 구축해 카드사용 승인중계 및 카드전표 매입 업무를 하는 부가통신사업자를 말하며, 신용카드사를 대신해 가맹점을 모집하고 단말기를 제공하는 것을 비롯한 승인중계업무를 하고있는 사업자를 말한다.

하나금융 지주 계열 카드사에서는 온통대전 발행 이후 올해 말까지 카드 수수료로 약 200억 원 가량을 챙길 것으로 추정되고, VAN사 역시 온통대전 카드 승인에 따른 수수료를 가져가지만, 지역 자영업자를 위한 지원에는 눈길을 주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지역 정가의 한 인사는 “시가 결정한 수수료 대납은, 지역 소상공인 및 자영업자들을 비롯한 시민이 낸 세금으로 지불하는 것”이라며 “결국 자기가 낸 돈으로 수수료 내고, 여기에 이웃들이 보태주는 형국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어 “(시의 카드 수수료대납 조치는)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큰 타격 없는 대기업들(카드사)의 배만 더 채워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 박정현 대덕구청장이 지역화폐 대덕e로움을 소개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이런 상황속에서 대전시 기초자치구 중 가장 재정 상황이 열악한 대덕구에서도 지역화폐 ‘대덕e로움’ 카드 수수료를 3억 원 가량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비판의 목소리는 더욱 거세졌다. 

5일 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에 1억 2506만원과 하반기 9000만원을 지원해, 총 3억 1506만원의 대덕e로움 카드 수수료를 가맹점 대신해 지불했다.

이에 따라 대덕e로움 가맹점은 카드수수료 최대 100만원까지 지원받게 됐다.

문제는 지역화폐가 지역에서 생산된 경제가 역외 소비로 유출되지 않도록 한다는 목적임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카드 수수료는 모조리 대전 외 지역으로 빠져나간다는 점이다.

주요 카드사가 대전에 없는 이유를 차치하고서라도, 시와 구가 시민 세금으로 카드사의 수금 편의에 앞장서고 있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이에 관련, 김찬술 대전시의원(더불어민주당, 대덕구)은 “시와 대덕구가 다른 지역화폐를 사용함에 따라, 홍보비 등 불필요한 비용이 든다”며 “온통대전과 대덕e로움을 동일한 플랫폼과 카드사로 통합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온통대전은 하나금융 계열카드사와 ㈜나이스정보통신이 맡고 있으며, 대덕e로움은 ㈜코나아이가 운영을 위탁받아 신한카드가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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