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내외적 악조건 속…기업 가치 인정받을 수 있는 적정 시기 기다린다는 전략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최근 공모주들이 상장 일정을 대거 미루거나 철회하면서 그 이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기업공개(IPO) 청약 열기가 한풀 꺾인 데 따른 영향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 최근 공모주들이 상장 일정을 대거 미루거나 철회하면서 그 이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넷마블의 게임 개발 자회사 넷마블네오는 전날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 신청을 철회했다. 지난 6월 25일 예비심사를 청구한 지 4개월만이다. 

넷마블이 2012년 게임 개발사업을 물적분할해 설립한 넷마블네오는 2016년 리니지2 레볼루션을 출시하며 흥행몰이를 했다. 레이싱 게임 ‘다함께 차차차’, 격투게임 ‘킹 오브 파이터 올스타’ 등으로도 시장의 관심을 받았다. 

그러나 최근 들어 실적 악화를 면치 못했다.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2.6% 감소한 442억원, 영업이익은 42.6% 줄어든 173억원을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넷마블네오의 상장 철회가 저조한 실적 및 게임주 주가 부진 등 대내외적 상황이 좋지 않은 데 따른 결정이라고 보고 있다.

넷마블 계열 게임 개발사로서는 처음 IPO에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신작 게임 ‘제2의 나라’의 글로벌 출시 시점이 미뤄진 데다 실적 부진까지 겹치며 한 발 물러섰다는 평가다. 

넷마블 네오측은 “현재 공모청약 시장 분위기를 고려, 제대로 된 기업가치를 받을 수 있는 시기에 재상장을 추진 하는 것이 주주들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판단, 상장 철회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공모 일정을 취소한 건 넷마블네오뿐만이 아니다. 앞서 지난 3일에는 IPO 하반기 대어로 꼽혔던 SM상선이 상장을 전격 철회했다. 

SM상선은 지난 2016년 한진해운의 인력과 영업자산을 인수해 설립됐다. 현재 롱비치·오클랜드·시애틀·밴쿠버·포틀랜드 등을 기항하는 미주 서부 노선 4개와, 상하이·하이퐁·호치민·방콕 등을 기항하는 아주 노선 9개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달 기준으로 총 18척의 선박을 운용 중이다.

당초 SM상선은 지난 1일부터 이틀간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공모주 수요예측을 진행, 4~5일 일반 투자자 청약을 거쳐 15일 코스피에 입성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지난 1~2일 수요 예측 실시 결과 공모주 시장의 침체를 우려한 기관이 사측의 기대 보다 낮은 단가로 주문을 넣었다. 지난 2007년 KSS해운 이후 14년만에 해운주 IPO로 관심을 모았던 SM상선은 무리해서 공모를 강행하기 보다는 취소하는 쪽을 택했다.

SM상선은 “최종 공모가 확정을 위한 수요예측을 실시했으나, 회사의 가치를 적절히 평가받기 어려운 측면 등 제반 여건을 고려해 대표주관회사의 동의 하에 잔여 일정을 취소하고 철회신고서를 제출한다”고 3일 공시했다.

일각에서는 최근 공모주들이 상장 일정을 대거 미루는 점 등이 IPO열기가 급격히 식고 있는 것을 반증한다고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코스피 지수가 급락하는 등 국내 증시가 부침을 겪고 있다”면서 “공모주들 역시 부진한 성적을 내면서 시장의 관심에서 점차 멀어지는 듯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공모 추진 회사 입장에서는 좋지 않은 환경속에서 무리하기 보다는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는 적당한 때를 기다리자고 생각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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