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증권 등도 1조 클럽 이름 올릴 가능성…4분기부턴 업황 부진 불가피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국내 증권사들이 올해 3분기 들어 누적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하며 속속 ‘1조 클럽’에 입성하고 있다. 여전히 실적 발표를 앞둔 증권사들이 남아 있는 만큼 귀추가 주목된다. 다만 증시를 둘러싼 대내외적 환경이 녹록지 않은 만큼 증권사들의 실적 호조세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시장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 여의도 증권가 전경. /사진=연합뉴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한국투자증권에 이어 삼성증권의 올해 누적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어섰다.

삼성증권은 지난 5일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1조 1183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지난달 22일 NH투자증권(1조601억원), 이달 2일 한국투자증권(1조637억원)이 각각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1조 클럽’ 입성소식을 전한데 이어 세 번째다. 

지금까지 3분기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증권사는 미래에셋증권, 키움증권, 메리츠증권 등 3곳이다. 이 가운데 오는 11일 실적 발표를 앞둔 미래에셋증권 역시 1조 클럽에 무난히 입성할 것이란 예측이 나오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증권사 최초로 영업이익 1조 클럽에 진입한데다, 미래에셋그룹이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지난해 1곳에 그쳤던 1조 클럽 입성 증권사가 올해 급증한 이유로 지난해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이어지던 주식 시장 호황과 잇따른 대규모 기업 공개(IPO) 등을 꼽고 있다. 

실제 지금까지 1조 클럽에 진입한 증권사 3곳의 부문별 수익을 살펴보면 모두 투자금융(IB) 부문이 실적을 견인했다. 최근 시장 변동성이 극심해지는 상황 속에서 IB 수익률이 급성장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국투자증권의 3분기 순영업수익 구성을 살펴보면 IB부문은 34.7%, 운용부문은 20%, 브로커리지부문은 16.7%의 비중을 차지했다.

삼성증권은 올해 누적 순영업수익 가운데 본사영업(IB·운용)부문이 30%의 비중을 차지했다. 리테일과 디지털은 각각 27%, 32%를 차지했다. 특히 IB부문은 전 사업영역 실적 성장을 바탕으로 전년 동기 대비 65% 증가했다.

NH투자증권의 연결기준 3분기 수수료 수익은 전분기(3396억2000만원)보다 4.23% 증가한 3539억9500만원을 기록했다. 수탁수수료는 1801억7200만원으로 전분기 대비 9.74% 줄었지만, 인수 및 주선 수수료가 32.04% 증가한 386억6900만원으로 집계됐다.

3사 모두 3분기 호실적의 배경으로 IB부문의 성과를 꼽았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증권사들의 실적 호조세가 곧 막을 내릴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국내 증시를 둘러싼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로 거래대금이 줄어드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10월 일평균 거래대금은 22조7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9.1% 감소했는데 개인 매매 비중은 70.4%로 전월 대비 0.7%포인트 하락했다”면서 “주식시장의 탄력이 약화된 상황에서 시가총액 및 회전율 하락 영향으로 거래대금이 감소했고 신용융자잔고 역시 감소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강 연구원은 이어 “4분기 증권사의 영업환경은 당초 예상보다 부진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다음 달 대주주 양도소득세 회피 노력의 영향으로 거래대금 하락이 예상됐지만 지난달부터 감소가 본격화되고 있고 채권 금리 급등에 따라 채권 평가손익 악화 부담이 연중 가장 높은 수준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도 “내년 증권업은 증시 약세 영향으로 이익이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과거 강세장이 종료된 이후 반복적으로 나타났던 브로커리지와 트레이딩 부진에 기인한다”고 밝혔다.

정 연구원은 또 “이번 사이클에서는 2012~2014년의 사례와 유사한 국면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고성장으로 브로커리지, 트레이딩 부진을 방어했던 지난 2016년이나 2018~2019년과 달리 내년에는 강화된 규제로 실적 부진을 방어할 수단이 마땅치 않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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