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6년만에 포스트시즌 무대에 올라 대권 도전에 나선 삼성 라이온즈가 플레이오프 맞상대로 두산 베어스를 만나게 됐다.

정규시즌을 kt 위즈와 동률로 마쳐 우승 결정전까지 치른 끝에 아쉬운 2위로 플레이오프부터 가을야구를 시작하게 된 삼성이다. 삼성이 정규 시즌 4위로 와일드카드 결정전과 준플레이오프를 거쳐 올라온 두산을 맞이하는 심경은 어떨까. '다행'이라고 여길 수도, '두려움'을 느낄 수도 있다.

두산은 7일 끝난 준플레이오프에서 잠실 라이벌 LG 트윈스를 2승 1패로 물리쳤다.

객관적인 전력으로 볼 때는 삼성이 플레이오프에서 두산을 상대하게 된 것이 '다행'일 수 있다. 두산의 현재 전력이, 특히 선발 마운드 상황이 정상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두산은 외국인 선발 원투펀치 미란다와 로켓 없이 포스트시즌을 치르고 있다. 두 투수 모두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로켓은 팔꿈치 부상으로 이미 시즌아웃됐고, 미란다는 어깨 상태가 좋지 않아 와일드카드 결정전과 준플레이오프 엔트리에 들지 못했으며 플레이오프에도 나서기 힘든 상황이다.

삼성은 올 시즌 16승으로 공동 다승왕에 오른 에이스 뷰캐넌, 나란히 14승을 올린 토종 쌍두마차 백정현과 원태인이 건재하다. 대체 외국인 투수로 합류해 비록 좋은 성적을 내진 못했지만 쓰임새가 있는 몽고메리도 있다. 불펜 전력 역시 '끝판왕' 오승환을 필두로 한 삼성이 두산에 뒤질 이유가 없다.

마운드 싸움에선 삼성이 두산보다 확실한 우위 상태에서 맞대결을 벌인다. 삼성의 우세를 쉽게 예상할 수 있다.

   
▲ 사진=삼성 라이온즈, 두산 베어스


하지만 두산은 최근 수 년간 '가을야구 지배자'였다. 지난 6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올라 세 차례나 우승했다. 이번 시즌에는 정규시즌 4위로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가을야구를 시작했지만 키움(1승1패)과 LG(2승1패)를 연이어 격파했다. LG와 준플레이오프 때도 두산의 마운드 열세가 약점으로 지적됐지만 화끈한 타력과 효과적인 마운드 운영으로 약점을 지웠다. 두산이 승리한 1, 3차전에서는 마운드 싸움에서도 두산이 앞섰다.

특히 두산은 준플레이오프 MVP에 오른 정수빈의 맹활약에서 알 수 있듯 선수들 대부분이 '가을야구 DNA'로 중무장해 언제 누가 이른바 '미친 활약'을 할 지 알 수 없다. 두산 선수들은 지난 6년의 가을야구 경험을 내공으로 쌓았다.

이번 준플레이오프가 3전 2선승제의 단기전으로 치러진다는 점은 삼성보다는 두산에 메리트가 있다. 안정적인 마운드보다는 경기 당일 발생할 수 있는 수비나 주루에서의 변수, 결정적인 안타나 홈런 한 방이 승부를 좌우할 수 있다. 

한 경기를 내주면 만회할 기회가 별로 없는 단기전 승부다. 가을야구 경기 운영에 도가 튼 김태형 두산 감독과 처음 포스트시즌을 치르는 허삼영 삼성 감독의 차이도 뚜렷하다.

플레이오프에 선착해 차분하게 시리즈를 준비해온 삼성은 승리를 자신하지만, 두산은 결코 만만하지 않은 두려운 상대가 될 수 있다.

삼성과 두산은 2015년 한국시리즈 이후 6년만에 플레이오프 무대에서 가을야구 맞대결을 벌인다. 당시 삼성울 누르고 우승한 두산은 기세를 몰아 새 왕조를 구가했다. 당시 6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올라 왕조시대를 누리던 삼성은 두산에 패퇴한 다음 하위권으로 떨어져 침체기를 보냈다. 묘하게 운명이 교차됐던 두 팀이 한국시리즈행 티켓을 걸고 9일부터 격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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