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홍원기 키움 히어로즈 감독도, 류지현 LG 트윈스 감독도 포스트시즌 무대에서 만난 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을 넘지 못했다. 초보감독들에게는 7년 연속 두산의 가을야구를 이끌고 있는 김태형 감독이 '넘사벽'과 같은 존재였다.

이번에는 허삼영 삼성 라이온즈 감독이 도전장을 내민다. 허 감독은 김 감독의 아성을 깨고 삼성을 한국시리즈 무대로 올려놓을 수 있을까.

   
▲ 사진=두산 베어스, 삼성 라이온즈


삼성과 두산의 플레이오프가 오늘(9일) 막이 오른다. 3전 2선승제로 축소돼 짧은 승부가 펼쳐진다. 먼저 2승을 따내는 팀이 한국시리즈에 올라 kt 위즈와 우승을 다툰다.

두산이 플레이오프에 오기까지 과정은 쉽지 않았다. 정규시즌을 4위로 마쳐 와일드카드 결정전과 준플레이오프를 치러야 했다. 4위팀 어드밴티지로 1승만 올리면 됐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는 1차전을 졌지만 2차전을 잡고 키움을 물리쳤다. LG와 준플레이오프(3전 2선승제)에서는 최종 3차전까지 간 끝에 2승1패로 시리즈 승리를 거뒀다.

두산이 두 번의 가을야구 관문을 통과하며 만난 상대팀 감독, 홍원기 키움 감독과 류지현 LG 감독은 모두 올해부터 팀 지휘봉을 잡은 '초보감독'이라는 공통점이 있었다. 김태형 감독은 두 초보감독에게 '가을야구는 이렇게 치르는 것이다'는 시범을 보이듯 적절한 선수 기용, 판세를 읽고 대처하는 능력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사실 두산의 현재 전력은 정상이 아니다. 특히 선발투수 쪽에 큰 구멍이 두 개나 뚫렸다. 외국인 원투펀치 미란다와 로켓이 모두 부상으로 이탈한 상태다. 최원준, 곽빈, 김민규 세 명의 선발투수로 버티고 있다. 그럼에도 김태형 감독은 '운영의 묘'를 살려 최적의 타이밍으로 투수교체를 하고, 부족한 부분은 타력과 수비로 메우며 키움과 LG를 물리쳤다.     

반면, 홍원기 키움 감독은 와일드카드 결정 2차전 승부처에서 한현희 구원 투입에 의문점을 남기며 패퇴했다. 류지현 LG 감독은 준플레이오프 1차전 비디오 판독 후 김태형 감독의 노련한 신경전에 말리는 모습을 보였다. 김태형 감독은 LG와 최종 3차전에서는 선발 김민규를 1이닝만에 강판시키고 이영하를 2회부터 마운드에 올려 4이닝을 던지게 하는 놀라운 승부수도 보여줬다.

허삼영 삼성 감독은 김태형 감독의 이런 노련한 수읽기에 어떻게 대처할까. 허 감독은 지난해부터 삼성을 지휘한 2년차 사령탑으로 초보감독은 아니다. 하지만 포스트시즌은 처음 맞는, 가을야구에서는 초보감독이다.

삼성은 정규시즌을 kt와 동률로 마쳤으나 우승 결정전 단판 승부에서 져 아쉽게 2위를 했다. 플레이오프에 선착해 있던 삼성 허삼영 감독은 차분하게 훈련을 진행하며 두산이 파트너로 올라오는 과정을 지켜봤다. 팀을 맡은 지 두 시즌만에, 바닥권으로 떨어졌던 삼성을 다시 리그 강자로 탈바꿈시킨 허삼영 감독이 가을야구에서는 어떤 지도력을 발휘해 두산을 상대할지 관심을 모은다.

삼성이 한국시리즈에 올라 왕조의 재건을 알릴 것인지, 두산이 4위팀의 기적을 연출하며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에 성공할 것인지, 허삼영 감독과 김태형 감독의 지략 대결이 불꽃을 튈 전망이다.
[미디어펜=석명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