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이 금융지주사 회장들과의 간담회에 이어 시중은행장과의 간담회를 가지며 금융권 소통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정 원장은 시중은행장들과 만나 대내외 경기불확실성·가계부채·금융소비자보호 문제 등 최근 은행권 주요 현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은 9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주요 시중은행장들과의 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간담회에는 김광수 은행연합회 회장, 허인 KB국민은행장, 진옥동 신한은행장, 권광석 우리은행장, 박성호 하나은행장, 권준학 NH농협은행장, 박종복 SC제일은행장, 유명순 한국씨티은행장 등이 참석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정 금감원장은 "현재 국내 은행산업이 양호한 건전성·수익성을 유지하고 있으나, 대내외 경제·금융환경의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고 진단하며, 시장 불안요인에 대한 철저한 대비와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한 노력 등을 강조했다.

특히 정 원장은 금융감독 업무 수행 원칙을 △법과 원칙에 따른 금융감독 행정 △사전적·사후적 감독의 조화·균형 △사전 예방적 금융소비자 보호 등 3가지 기본 원칙을 밝혔다. 

우선 금융감독 업무를 법과 원칙에 따라 수행할 때 시장 신뢰가 제고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감독당국의 재량적 판단과 결정이 법과 원칙에 우선할 수 없다고 언급했다. 또 현재 시스템리스크 우려가 큰 만큼, 대내외 위험요인을 미리 파악해 철저히 관리하는 사전적 감독이 매우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 금융상품의 설계·개발단계부터 소비자 피해를 사전 방지하는 데 주력한다는 입장이다. 

또 금융시스템 안정성과 금융사 건전성에 대한 사전적 감독을 강화하기 위해, 각종 리스크요인을 신속히 감지해 찾아내는 상시감시기능을 강화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 과정에서 파악된 중요 위험요인은 적기대응을 위한 수시 테마검사를 확대하며, 스트레스테스트 및 시나리오분석 등 미래 예측적 감독수단을 고도화한다는 방침이다.

금융 소비자보호를 위한 사전 예방적 감독도 강화한다. 이를 위해 금융상품의 설계·제조단계부터 판매, 사후관리 등 각 단계별로 정보를 입수·분석하는 '금융상품 모니터링 정보 시스템'을 구축한다. 

또 소비자 피해 발생 우려가 있는 금융상품은 약관 제·개정 및 심사 과정에서 걸러질 수 있도록 감독을 강화한다. 영업현장에서는 '금융소비자보호법'의 6대 판매원칙이 실효성 있게 이행될 수 있도록 점검을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이 외 고령층 등 취약계층에 대한 금융교육을 강화하고 디지털 소외계층에 대한 접근성도 높인다는 계획이다. 

 

정 원장은 "시장 불확실성이 현실화 될 가능성에 대응해 은행들이 충분한 손실흡수능력을 유지하고 자체 취약요인에 대해 철저하게 대비해 달라"며 "가계부채가 우리 경제의 위험요인이 되지 않도록 가계대출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되, 서민·취약계층에 대한 실수요 대출은 차질 없이 취급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또 "은행 자체 내부통제 및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고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건강한 조직문화 정착에도 힘써달라"며 "금융의 디지털화에 대응해 은행들이 디지털 전환 및 사업모델 혁신을 지속 추진함으로써 경쟁력을 높여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