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00선 이하로 내려갈 확률 적어…10월 초보다 상황 악화되지 않아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미국 주식 시장이 연일 신고가를 갱신하는 가운데, 국내 코스피 지수는 하락 흐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섹터 전반이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는 속에서 소재 및 의료 업종의 약세가 두드러진 모습이다. 시장에서는 지난달 초 기록한 저점인 2900선 마저도 무너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온다.  

   
▲ 국내 코스피 지수가 부진을 겪는 가운데 지난달 초 기록한 저점인 2900선도 지켜내지 못하는 거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일 대비 2.26포인트(0.08%) 오른 2962.46으로 장을 끝마쳤다. 3거래일 만에 반등에 성공한 셈이다.  

코스피는 전날인 지난 8일까지만 해도 2930까지 밀리며 위기감을 키웠다. 시장에서는 2900선도 지켜내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됐다. 

지난달 26일 단기 고점을 기록한 이후 줄곧 내리막길을 걷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이후 지난 8일까지 코스피 지수는 9영업일만에 2.9% 내렸다.   

이 기간 중 지수 하락에는 헬스케어와 대형 IPO(기업 공개) 종목이 영향을 미쳤다. IPO 종목의 경우 상장 이후 3개월 락업 물량이 주가에 큰 영향을 미친다. 

실제 지난 8일 카카오뱅크의 보호 예수 3개월 물량이 출회되며 주가가 일제히 출렁였다. 오는 11일에는 크래프톤의 물량 폭탄도 예정돼 있다. 여기에 카카오페이 역시 공모가 대비 높은 가격으로 거래가 시작된 이후 지속 하락하며 코스피 지수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지수 하락에 영향을 미친 업종은 이 밖에도 소재, 금융 섹터가 있다. 치솟던 중국 커머디티 가격의 정상화가 유가 하락으로 이어지며 소재 섹터가 약세를 보였다. 

또 11월 초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을 천명했지만 금리 인상은 여전히 멀리 있다며 완화적 입장을 유지한 가운데, 인플레이션 대응을 주장하던 영국중앙은행(BOE)의 예상치 못한 금리동결이 채권 금리 하락세를 이끌며 금융 섹터가 약세를 보였다는 평가다. 

시장에서는 코스피 지수 하락이 특정 이슈를 불러온 종목의 영향만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경기 민감 섹터 위주로 지수 전반이 약세를 보이는 것은 외국인 매도세에서 기인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9영업일간 외국인 매도가 이어졌고 외국인 투자자는 코스피 시장에서만 1조5000억원을 팔아 치웠다. 선물 매수를 감안해도 7000억원 정도는 매도한 셈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이 같은 흐름 속에서도 코스피 지수가 10월 초 지지한 전 저점인 2900포인트 아래로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제기된다.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지수가 2900선 아래로 내려갈 확률은 높지 않다”면서 “10월 초보다 상황이 더 악화되지는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이어 “당시 인플레이션 우려와 중국발 공급 차질 문제가 컸지만 최근 커머디티가격은 안정되어 가고 있다”면서 “지수가 2900포인트 정도로 빠진다면 원·달러 환율은 1200까지 상승할 것이고 과거 패턴상 큰 위기 국면이 아니라면 보통 환율 1200원 이상에서 외인의 저점 매수가 나타나곤 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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