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규태 재산권센터 간사

요새 가장 잘 나가는 아이돌, 걸스데이 혜리

예능프로그램 진짜사나이에서 삼촌 오빠 뭇 남성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애교를 선보여 예능 대세로 떠오른 걸스데이 혜리는 기세를 몰아 CF모델로도 주가를 올리고 있다. 걸스데이 혜리가 나온 알바몬 광고는 특히 혜리의 매력을 십분발휘하고 있다.

알바몬에서 제공하는 여러 가지 알바의상을 입고 나오는 걸스데이 혜리는 매력적인 눈웃음과 깜찍한 목소리로 사람들의 시선을 끈다. 알바몬 광고모델로서 혜리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 알바몬 CF에서 열연을 펼치고 있는 걸스데이 혜리, 2015년의 대세 아이돌 혜리는 광고모델로 주가를 올리고 있다. 혜리 또한 과거에는 알바였을지 모르지만, 지금은 많은 돈을 버는 스타가 되었다. /사진=알바몬 광고영상 캡처

“500만 알바 여러분, 법으로 정한 대한민국 최저시급은 오천오백팔십원. 이런 시급!”

“쬐끔 올랐어요 쬐끔. (370원 올랐대...)”

“이마저도 안주면. (히잉~)”

“알바가 갑이다”

걸스데이 혜리는 최저시급, 최저임금에 대해 한탄한다. 자신이 알바로서 받는 최저임금은 낮으며 이마저도 조금 밖에 오르지 않았다고 불평하고 있다. 이마저도 안주면 큰일이라는 말도 덧붙인다.

걸스데이 혜리와 최경환 경제부총리, 그리고 최저임금

걸스데이 혜리와 함께 오버랩되는 인물이 하나 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다.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최근 최저임금 전격인상론에 불을 지핀 당사자다. 최저임금을 대폭 올리라고 질러놓은 최경환 부총리로 인해 주무부처인 고용노동부는 머리를 싸매고 있다.

최저임금은 몇 개월 간의 협상을 거쳐 6월 말에 결정된다. 하지만 고용노동부의 시선은 이달 말에 끝내야 하는 노사정 대타협에 쏠려 있다. 최경환 부총리의 최저임금 전격 인상 발언에 대해 10일 여야가 적극 검토하겠다며 긍정적으로 화답한 마당에 고용노동부의 입장은 난처해졌다.

▲ 알바몬 CF에서 열연을 펼치고 있는 걸스데이 혜리, 2015년의 대세 아이돌 혜리는 광고모델로 주가를 올리고 있다. 혜리 또한 과거에는 알바였을지 모르지만, 지금은 많은 돈을 버는 스타가 되었다. /사진=알바몬 광고영상 캡처

최경환 부총리와 여야에서 제안하는 최저임금 인상폭은 현 5580원에서 6000원 이상으로 올리자는 얘기다. 언뜻 보면 얼마 안되는 금액이다. 500원 올리자는 말이다. 최경환과 여야는 통이 왜 이렇게 작을까. 통 크게 놀자. 기왕에 올릴 시급, 1만원으로 올리자. 알바노조와 같은 알바의 처지를 대변하는 청년 단체들이 주장하는 바대로 시간당 최저임금, 최저시급을 1만원으로 정해보자.

최저임금 최저시급 1만원의 세상

하루 8시간, 한 달에 22일 일하는 알바 근로자를 기준으로 하면, 100만원을 받던 알바가 176만원을 받게 된다. 하지만 알바 월급을 마련해야 하는 자영업자, 기업의 입장에서는 얘기가 달라진다. 100만원 알바 5명을 고용하던 매장에서의 인건비는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500만원에서 880만원으로 뛰어오른다.

380만원의 비용/지출이 새로 생긴 것이다. 여기서 알바들에게 월급을 주는 사장의 선택은 세 가지로 나뉜다.

여기서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것, 불확실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알바 5명 중 3명을 자르는 1번 선택지다. 2번은 알바들의 능률이 대폭 올라야 가능한 일이지만 낙관할 수 없다. 3번 가격인상은 더 큰일이다. 소비자들의 선택은 현실적이다. 가격을 인상한다면, 오히려 기존보다 전체 매출이 더 떨어질 수도 있다.

▲ 알바몬 CF에서 열연을 펼치고 있는 걸스데이 혜리, 2015년의 대세 아이돌 혜리는 광고모델로 주가를 올리고 있다. 혜리 또한 과거에는 알바였을지 모르지만, 지금은 많은 돈을 버는 스타가 되었다. /사진=알바몬 광고영상 캡처

걸스데이 혜리나 최경환 부총리의 말마따나 최저시급은 낮다. 그렇다면 최저임금을 5580원이 아니라 1만원으로 올려보자. 알바들의 해고가 빗발칠 것이다. 사장 입장에서는 그나마 손쉬운 선택이다.

하나는 알고 둘은 모르는 걸스데이 혜리 알바몬과 최경환

세상은 항상 생각한대로 굴러가지 않는다. 걸스데이 혜리를 통해 얘기하는 알바몬과 최경환 부총리도 마찬가지다. 최저임금을 올리라면 사장들은 모두 올린다. 까라면 깐다. 하지만 알바들의 고용은 보장되지 않는다. 오히려 척박해진다. 알바를 계속 고용할지 말지는 사장의 선택이기 때문이다.

시간당 3000원으로도 일하겠다는 사람들의 일자리는 10년 전 없어졌다. 2005년 최저임금이 3100원으로 오르면서 말이다. 5000원을 받아도 일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일자리는 작년부터 없어졌다.

하나는 알고 둘은 모르는 걸스데이 혜리 알바몬과 최경환이다. 자 이제는 시급을 6천 몇백원으로 올려보자. 6000원 받더라도 일하려는 젊은이들의 일자리는 그날로 아웃이다.

▲ 알바몬 CF에서 열연을 펼치고 있는 걸스데이 혜리, 2015년의 대세 아이돌 혜리는 광고모델로 주가를 올리고 있다. 혜리 또한 과거에는 알바였을지 모르지만, 지금은 많은 돈을 버는 스타가 되었다. /사진=알바몬 광고영상 캡처

“알바가 갑이다”라고 외치는 알바몬 혜리 CF의 마지막 멘트는 맞다. 단 그 말은 알바몬 스스로에게 해당되는 말이다. 알바몬은 알바들이 가입해서 내는 돈, 전국의 수많은 알바들이 클릭해서 나오는 조회수로 돌아가는 회사다. 알바몬에게는 자신의 고객인 ‘알바’가 ‘갑’인 셈이다.

이제부터 갑과 을, 구분은 똑바로 하자. 계약서 상에서 ‘갑’은 돈을 내는 자요, ‘을’은 그 돈을 받고 일종의 업무용역을 수행하는 자다. 그런데 세상은 계약서와 달리 단순하지 않다. 갑인지 을인지 하루에도 몇 번씩 바뀌는 게 인생사다. 이는 월급 받는 입장에서, 월급을 박박 애써가며 마련하여 월급 주는 입장이 되어야 이해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원리는 단순하다. 누구나 어느 순간 다른 누군가에게 갑을이 될 수 있다. 자신의 분수를 알자. /김규태 재산권센터 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