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순매수 전환 한달만에 다시 '셀코리아'…연간 사상 최대 경신 전망
밸류에이션 부담 완·달러 강세 현상 진정되면 내년께 '사자' 전환 가능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에서 지난달 3조3000억원이 넘는 주식을 팔아치운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9월 순매수로 전환한 지 한 달여만이다. 올해 남은 2개월 동안 비슷한 흐름이 이어질 경우 외국인 순매도 규모가 연간 기준 사상 최대 규모를 경신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외국인들의 '셀 코리아'가 이어지면서 언제쯤 순매수 전환이 이뤄질지도 시장의 관심사다.

   
▲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에서 언제쯤 매수로 전환할지 시장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달 국내 상장주식 3조335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는 3조4220억원어치를 순매도했고 코스닥 시장에서는 870억원을 순매수했다. 

지난달 기준 외국인 보유 상장주식은 742조2000억원으로, 전체 시가총액의 27.8%에 이른다.국적별로는 미국이 301조5000억원으로 외국인 전체의 40.6%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이어 유럽 233조 1000억 원, 아시아 95조 9000억 원, 중동 25조 7000억 원 순이었다.

지난 5월부터 8월까지 4개월 연속 주식을 순매도하던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 9월 돌연 순매수세를 보이며 시장에 기대감을 불어넣었다. 그러나 한 달여 만에 다시 순매도로 전환하며 찬물을 끼얹었다. 

올해 1월부터 지난 10월까지 외국인이 국내 증시에서 순매도한 금액은 30조969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미 지난해 누적 순매도 규모(24조2674억원)를 넘어섰다.

만일 11월과 12월 두 달간 5조3000억원 이상을 추가로 팔아치울 경우 연간 기준 최대 순매도 기록을 새로 쓰게 된다. 기존 외국인의 연간 사상 최대 순매도 규모는 지난 2008년 기록한 36조2000억원이었다. 

이달 외국인이 순매도로 돌아선 데에는 원·달러 환율 상승, 중국발 리스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자산매입 축소(테이퍼링)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 등 녹록지 않은 대내외적 환경의 영향이 크다. 

실제 전날인 지난 10일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3.70원 오른 1180.9원에 마감했다. 지난해 말 1086.30원으로 마감한 환율은 올해 들어 꾸준히 우상향 흐름을 보여 왔다. 지난달 12일에는 1198.80원으로 연고점을 경신하기도 했다. 

다만 내년께에는 밸류에이션 부담이 점차 완화되고 달러 강세 현상이 진정되면서 ‘사자’ 기조로 돌아설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김중원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올해 유독 두드러진 원화 약세가 외국인의 대규모 순매도 이유 중 하나”라며 “무역수지 흑자규모 축소, 달러 강세 등으로 원화 약세가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이어 “또 코로나19 이후 코스피 밸류에이션 수준이 높아져 외국인의 매도가 늘었다”면서 “국내 증시 밸류에이션 부담 완화와 환율 안정이 이뤄지는 내년께 외국인 매도가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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