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경제연 "에너지 등 가격 폭등이 국내 인플레 심화시켜"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수입물가 급등에 따른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으로 인한 실물경제 침체를 막기 위해, 물가 불안 우려 품목의 수입 물량을 선제적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현대경제연구원은 16일 '인플레이션 수입 방지를 위한 노력이 절실하다 - 최근 수입 물가 폭등의 원인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최근 수입물가의 상승 압력이 국내 인플레이션을 심화시키고 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지난달 수입물가지수는 작년 같은 달보다 35.8% 급등, 지난 2008년 10월(47.1%) 이후 13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보고서는 "수입물가의 상승 압력이 '시차 없이' 소비자물가로 전이, 국내 인플레를 심화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 한국은행/사진=미디어펜


우선 원재료의 인플레 압력이 중간재를 거쳐 최종재로 이어지고 있으며, 특히 에너지 부문의 가격 급등이 전체 수입물가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수입 물가 폭등 원인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세계 경제 회복에 따른 시장 수요가 증가한 것을 가장 먼저 꼽았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세계 경제는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로 역성장(-3.3%)을 기록한 이후, 올해(5.9%)와 내년(4.9%)에 강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늘어난 시장 수요를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면서, 인플레 압력이 커진 것으로 풀이했다.

보고서는 또 인플레의 또 다른 요인으로,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저금리 기조가 오랜 기간 유지되면서 발생한 과잉 유동성 문제와, 원유 가격 급등 현상도 꼽았다.

국제유가는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수요 둔화로 배럴당 평균 20달러 수준까지 하락했으나, 최근 80달러 내외까지 급등했다.

이에 대해 보고서는 "최근 국제 유가 급등은 '수급 불일치'에 따른 것"이라며 "내년에도 공급량이 수요량을 따라가지 못하면서, 고유가가 지속할 것"으로 전망하고, 국내에 수입되는 국제 원자재 가격도 2022년까지 상승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신흥시장으로부터의 수입물가 급등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위기'가, 국내 물가상승을 견인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1∼9월 대(對)중국 철강금속제품의 수입단가지수 상승률은 작년 같은 기간 대비 31.3%에 달했고, 화학공업제품 수입단가지수 상승률은 31.7%에 이른다.

또 6월 이후 동남아 지역의 코로나19 방역 상황이 악화되면서 생산 차질이 발생, 3분기에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에서 국내로 들어온 원부자재 가격은 작년 1분기보다 35.5% 치솟았다.

보고서는 교역 과정 상의 운송비용 급증, 원화 약세도 수입물가 상승의 주원인으로 들었다.

그러면서 "인플레가 실물 경제로 이어질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물가 안정과 실물경기 회복을 모두 고려하는 신중한 거시경제정책이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서민 체감물가 급등을 막기 위해, 물가 불안 우려 품목 '선제적 수입 물량 확대'와 '유통과정의 불합리 요인 통제'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원자재·소재·부품·장비의 수급 안정 노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고, '오일쇼크' 재발 가능성에 대비해 분석 능력 제고와 국제유가 수준 단계별 비상계획 마련에 주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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