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 10대 기업집단 내부거래 비중 감소
[미디어펜=구태경 기자] 총수 있는 상위 10대 기업집단의 내부거래 비중이 지난해 보다 1.0%포인트 감소하고, 금액은 15조 원이 줄었지만, ‘농협’은 계열 금융회사로부터 3조 3900억 원을 차입하고 특수관계인에게 5조 500억 원의 유가증권을 매도하는 등,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16일, 2021년 공시대상기업집단 계열회사 간에 이뤄진 ‘2020년 상품·용역 거래 현황 등(이하 내부거래 현황)’을 분석·발표했다.

   
▲ 농협은행 본점 전경./사진=농협은행 제공


이날 발표에 따르면, 올해 공시대상기업집단의 내부거래 금액은 총 183조 5000억 원, 비중은 11.4%로 지난해(196조 7000억 원, 12.2%) 보다 감소했으며, 총수 있는 상위 10대 집단의 내부거래 비중 및 금액도 전반적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와 올해 연속으로 분석 대상에 포함된 63개 집단의 내부거래 비중은 지난해 보다 0.7%포인트 감소했으며, 내부거래 금액은 16조 6000억 원이 줄었다.

또한 올해 분석 대상에 새로 포함된 신규 지정 집단 8개의 내부거래 비중은 7.8%로, 연속 지정 집단(11.5%)보다 3.7%포인트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중앙(31.6%), 대방건설(30.5%), 반도홀딩스(11.9%)의 경우 내부거래 비중이 높게 나타났지만, 신규 지정 집단의 전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13.0%)이 낮아 내부거래 비중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한 것으로 분석됐다.

성경제 공정위 기업집단정책과장은 “예년과 유사하게 상장사보다는 비상장사에서, 총수 없는 집단보다는 총수 있는 집단에서 내부거래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며 “내부거래 비중이 100%인 계열사는 48개 기업집단의 138개사이며, 그 중 총수 있는 집단의 소속회사가 131개사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부거래 비중 100%인 계열사의 주 업종은 사업 지원 서비스업, 부동산업, 금융 및 보험 관련 서비스업, 출판업”이라며 “해당 업종의 내부거래 금액은 1조 7500억 원으로 전체 금액의 58.6%를 차지했다”고 말했다.

성 과장은 “총수일가 또는 총수 2세의 지분율이 높을수록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경향은 지속되고 있다”면서 “총수 2세 지분율이 20% 이상인 회사의 내부거래 비중은 22.7%로 20% 미만인 회사의 11.5%와 현격한 차이를 보였고, 전체 분석 대상 회사와 비교 시에도 그 비중이 뚜렷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다만 총수일가 또는 총수2세 지분율이 20% 이상인 회사의 내부거래 금액은 각각 감소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사익편취 규제대상 회사의 경우 내부거래 비중과 금액 모두 증가한 반면, 사각지대 회사는 모두 감소했다”면서도 “다만 신규 지정 집단의 사익편취 규제대상 회사의 내부거래 금액 및 비중은 높게 나타났다”고 말했다.

공정위의 이날 발표에 따르면, 비금융회사가 계열 금융회사로부터 차입한 금액이 큰 집단은 농협(3조 3900억 원), 롯데(1200억 원), 네이버(800억 원), 미래에셋(500억 원) 순으로 나타났다.

또한 비금융회사가 계열 금융회사로부터 차입한 금액이 큰 집단은 농협(3조 3900억 원), 롯데(1200억 원), 네이버(800억 원), 미래에셋(500억 원) 순으로 집계됐다.

특수관계인(계열회사 제외)에게 대여한 금액이 큰 집단은 효성(1000억 원), 농협(600억 원), 셀트리온(400억 원), 부영(400억 원) 순이며, 특수관계인(계열회사 제외)에게 매도한 유가증권 금액이 큰 집단은 농협(5조 500억 원), 현대자동차(2200억 원), 삼성(1800억 원), 영풍(800억 원) 순이다.

   
▲ 성경제 공정위 기업집단과장이 1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공시대상기업집단 계열회사 간에 이뤄진 내부거래 현황을 발표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성 과장은 카카오와 넷마블의 내부거래가 증가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플랫폼 특성상 사업구조에 뭘 얹으면 내부거래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면서 “특히 넷마블 같은 경우는 게임을 다뤄서 판매를 하는 게 주력인데, 타 경쟁사 게임회사들은 이 부분에 대해 회사형태로 만들지 않고 사업부문 형태로 만드는 데 비해, 넷마블은 회사형태로 만든다”고 답했다.

이어 “넷마블 측에서 투자한 상품을 개발해 성공하면 더 많은 이득을 회사가 가져갈 수 있도록 하는 구조를 설계하다 보니까, 내부거래 비중이 높게 나타난다”고 덧붙였다.

한편  공정위는 지난 5월 1일 자산총액 5조 원 이상인 71개 기업집단을 2021년도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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