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두산 베어스와 kt 위즈가 맞붙은 2021 한국시리즈, 초반 판세는 먼저 2연승을 거둔 kt 쪽으로 기울었다. 16일 하루 휴식을 갖고 17일 다시 격돌하는 3차전, 두산이 반격에 성공할까, kt가 내친김에 연승을 올리며 우승에 더욱 다가설까.

시리즈 전체 승부의 갈림길이 될 3차전 선발로 두 팀이 외국인투수를 내세운다. 두산은 아리엘 미란다(32), kt는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34) 선발 카드를 꺼냈다.

올 포스트시즌 들어 처음으로 외국인 선발 맞대결이 성사됐다. 두산이 정규시즌 4위로 포스트시즌에 올라 와일드카드 결정전,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를 거치는 동안 외국인 투수 없이 마운드 운영을 했기 때문에 외국인 투수끼리 만날 일이 없었다. 워커 로켓은 팔꿈치 부상으로 이미 시즌 아웃됐고, 에이스 미란다는 정규시즌 막판 어깨 통증이 생겨 재활에 매달려왔다.

   
▲ 3차전 선발 맞대결을 벌이는 미란다, 데스파이네. /사진=두산 베어스, kt 위즈


미란다가 부상에서 회복해 드디어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들었고, 당초 예정했던 대로 3차전 선발을 맡게 됨으로써 데스파이네와 맞대결이 이뤄진 것이다. 둘 다 쿠바 출신이어서 이번 3차전은 '쿠바 더비'라 부를 수 있다.

두산으로서는 미란다가 한국시리즈에서나마 등판할 수 있게 된 것이 다행이지만, 현재 상황은 좋지 않다. 1, 2차전을 모두 패한 두산은 3차전을 무조건 잡아 반격의 발판을 놓아야 한다. 부상 회복을 했다지만 정상 컨디션과 구위를 장담할 수 없는 미란다에게 큰 짐이 지워진 셈이다.

그래도 두산은 올 시즌 리그 최고의 투수로 군림했던 미란다에게 기대를 걸 수밖에 없다. 미란다는 28경기 등판해 14승(5패)을 올려 팀내 최다승(전체 4위)을 기록했고, 평균자책점(2.33)과 탈삼진(225개) 타이틀을 따냈다. 두산에 반격의 1승을 안겨줄, 가장 확실한 선발 카드가 바로 미란다인 것이다.

미란다는 10월 24일 LG 트윈스전 등판 이후 실전 피칭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투구 감각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 또한 부상 재발 우려 때문에 오랜 이닝을 소화하기도 힘들어 보인다. 미란다가 마운드를 지키는 동안 두산 타선이 얼마나 분발해주느냐가 3차전 승패를 좌우할 전망이다.

미란다가 kt를 상대로 5경기에서 1승 1패 평균자책점 4.26을 기록, 압도하는 피칭을 못했던 것도 두산으로서는 꺼림칙한 부분이다.

kt 데스파이네는 좋은 분위기를 이어갈 책임을 안고 마운드에 오른다. kt는 1, 2차전 선발투수가 모두 호투를 하며 승리를 이끌어냈다. 1차전에 나선 쿠에바스는 7⅔이닝을 1실점으로 틀어막았고, 2차전 선발을 맡은 소형준은 6이닝 무실점 쾌투를 했다.

이강철 감독이 2차전 선발로 노련한 데스파이네 대신 소형준을 내세웠던 것은 소형준의 현재 구위가 데스파이네보다 좋다고 봤기 때문이었다. 

데스파이네의 시즌 성적은 33경기 등판해 13승 10패, 평균자책점 3.39로 수준급이었다. 다만 기복이 심한 편이고, 두산전 상대 전적이 3경기서 1승 1패 평균자책점 5.40으로 좋지 않았다.

kt는 데스파이네가 초반 무너지지만 않으면 상대적으로 힘이 넘치는 불펜진을 가동해 경기 후반에 승부를 보는 전략을 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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