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부회장, 미국서 버라이즌·모더나 CEO 만나 협력 논의
재계, 글로벌 네트워크 복원 관심…투자·M&A 확대 전망도
[미디어펜=조한진 기자]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글로벌 경영을 통해 삼성의 미래 성장 기반 확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부회장은 미국에서 바이오 기업 모더나와 이동통신 기업 버라이즌 경영진과 만나 파트너십을 강화했다.

이 부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보폭을 넓히는 가운데 삼성의 신사업 추진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재계에서는 삼성이 투자와 인수합병(M&A) 등 공격적인 경영을 추진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오른쪽)과 한스 베스트베리 버라이즌 CEO 17일(현지시간) 미국 뉴저지주 버라이즌 본사에서 만난 환하게 웃으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17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이동통신 사업자인 버라이즌의 미국 뉴저지주 본사를 방문해 한스 베스트베리 최고경영자(CEO) 등 경영진을 만나 차세대 이동통신 분야의 협력 방안을 논의 했다.

이 부회장은 전날 미국 매사추세츠주 캠브리지에서 누바 아페얀 모더나 공동 설립자 겸 이사회 의장과도 회동했다. 미팅은 아페얀 의장이 설립한 바이오 투자회사 플래그십 파이어니어링 본사에서 진행됐다.

이 부회장과 아페얀 의장은 최근 진행된 코로나19 백신 공조는 물론, 향후 추가 협력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5월 모더나와 mRNA 백신 생산 계약을 체결하고 8월부터 생산에 나섰다. 10월부터는 삼성이 생산한 백신이 국내에 출하돼 전국의 방역 현장에서 활용되고 있다.

바이오와 차세대 통신는 삼성이 미래 먹거리로 점찍은 핵심 사업이다. '4차 산업혁명', '위드 코로나' 등 격변하는 시장 환경 속에서 두 사업은 시장의 흐름을 바꿀 수 있는 분야랴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은 이 부회장은 중심으로 일찌감치 차세대 통신과 바이오에 집중하고 있다. 경쟁력 제고를 위한 투자도 지속적으로 단행되고 있다.

우선 삼성은 CDMO(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바이오시밀러 강화 통해 제2 반도체 신화를 쓴다는 전략이다.

삼성 바이오 사업의 성장속도는 가파르다. 삼성은 바이오 사업 시작 9년 만에 CDMO 공장 3개를 완공했다. 현재 건설 중인 4공장이 완공되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생산 CAPA 62만 리터로 CDMO 분야의 압도적인 세계 1위에 올라서게 된다. 

바이오시밀러를 담당하고 있는 삼성바이오에피스는 10번째 제품이 임상에 돌입했고, 이미 5개 제품이 글로벌 시장에 출시되는 등 글로벌 경쟁력을 꾸준하게 확대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바이오에피스는 '공격적인 투자'를 지속할 예정이다. CDMO 분야에서는 5공장과 6공장 건설을 통해 글로벌 바이오 의약품 생산 허브로서 역할을 확대하고, 바이오의약품 외에 백신 및 세포/유전자치료제 등 차세대 치료제 CDMO에도 신규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차세대 통신 시장에서도 삼성은 경쟁력을 확대하고 있다. 삼성은 세계 최초로 5G 상용화를 달성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차세대 통신 기술 선행연구를 주도하고 있다.

삼성은 △통신망 고도화·지능화를 위한 S/W 역량 강화에 집중 투자하는 한편, △차세대 네트워크사업 리더로 성장하기 위한 신사업 영역 및 제품 포트폴리오 확장을 추진할 계획이다.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과 누바 아페얀 모더나 공동 설립자 겸 이사회 의장이 16일(현지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캠브리지에서 만나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한편, 재계는 이 부회장의 글로벌 네트워크 복원을 반기고 있다. 그동안 소원했던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CEO), 정부 고위 인사들과의 스킨십을 확대하면서 삼성과 한국 경제에 새로운 힘이 되길 바라는 모습이다.

미래 먹거리를 위한 이 부회장의 행보가 빨라지면서 추가 투자와 M&A 가능성도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다. 재계에서는 삼성이 신사업에 대한 공격적 투자와 기술 기업 M&A를 서두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최고 의사 결정권자가 글로벌 경영일선으로 돌아온 것으로 삼성은 큰 힘을 받을 수 있다"며 "이 부회장이 그동안 많은 관심을 기울여온 반도체, 바이오, 통신 등에 투자와 M&A가 더 적극적으로 검토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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