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식량수출, 미국·브라질 등 5개국이 '과점'...한국 곡물자급률 OECD 최하위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최근 공급 대란을 빚은 요요수 및 원자재들 뿐만 아니라, 국민들이 매일 먹고 살아야 하는 식량도 특정 국가에 대한 의존도가 심각한 실정이다.

19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발표한 11월 세계식량가격지수는 전월보다 3.0% 상승한 133.2포인트(p)로, 3개월 연속 상승했다.

FAO는 지난 1996년 이후 24개 품목에 대한 국제가격 동향을 모니터링해 5개 품목군(곡물·유지류·육류·유제품·설탕)별 식량가격지수를 매월 집계해 발표하는데, 7월 124.6에서 8월 128.0, 9월 129.2로 오른 데 이어 지난달 더 높아졌다.

곡물 가격지수는 137.1로 전월보다 3.2% 올랐는데, 지난해 동월보다는 22.4% 높은 것으로, 최근 10년 래 최고 수준이다.

   
▲ 우크라이나 미콜라이프항 소재 포스코인터내셔널 곡물 수출터미널에서 밀이 선박에 선적되는 모습/사진=포스코인터내셔널 제공


국제 식량가격이 대폭 상승한 주된 이유는 주요 생산국이자 수출국인 미국과 남미, 호주, 캐나다, 중국 등에서 대규모 산불과 폭염, 홍수 등 자연재해가 잇따랐기 때문이다.

밀은 지난달 캐나다와 러시아, 미국 등 주요 수출국의 수확량 감소로 가격이 올랐고, 옥수수는 에탄올 등 에너지 시장 호조로 값이 높아졌으나, 미국 공급량 증가 등으로 추가적인 가격 상승은 제한됐다.

국제 식량교역, 특히 곡물은 수출이 일부 국가에 집중된 반면 수입은 많은 나라에 분산돼, '공급 과점적 시장'이라는 점이다.

쌀, 밀, 콩, 옥수수 등 주요 식량은 미국, 브라질, 아르헨티나, 캐나다, 호주 등 상위 5개 수출국의 세계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85% 이상이다.

이들 나라의 사정으로 공급이 불안정해지면, 바로 글로벌 시장 불안으로 직결된다.

실제 지난해 이후 이들 나라의 기상이변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국제 물류 장애가 겹치면서, 세계적으로 식량위기에 대한 우려가 고조됐다.

특히 한국은 세계 7위권의 식량 수입국이며, 곡물자급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하위 수준인 21%에 불과하다.

쌀을 제외한 주요 식량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 몇몇 나라들에 목을 매고 있는 실정이다.

국제 식량공급체계.무역구조, 기후변화에 따른 식량 생산의 불확실성 증대 등으로, 우리가 원하는 물량을 필요한 때, 적정한 가격으로 쉽게 확보할 수 있다는 보장이 없다.

임정빈 서울대 교수는 최근 기고에서 "우리나라에서 '식량 안보' 확보는 다른 어느 나라보다 중요한 국정과제"라며 "국가 안위의 차원에서 접근해야 하며, 무엇보다 국내 식량자급능력 제고에 구체적 정책노력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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