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연구원 “한국, 주요국 대비 중국산 중간재 공급망 취약 구조”
[미디어펜=구태경 기자] 최근 요소수 대란으로 특정국가에 대한 수입의존도가 문제시 되고 있는 가운데, 리튬과 마그네슘 등 국내 산업 필수 원료에 대해 신남방 국가와 전략적 공급망 확보를 통한 수입선 다변화를 꾀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지난 15일 울산 롯데정밀화학을 찾아 요소수 생산라인을 점검하고 있다./사진=산업부 제공

산업연구원(KIET)이 18일 발표한 ‘한국 산업의 공급망 취약성 및 파급경로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주요국 대비 중국산 중간재에 취약한 공급망 구조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미국, 유럽연합(EU), 영국 등 주요국에서는 특정국에 대한 높은 수입의존도와 무역 역조를 공급망 취약성의 주요 판단지표로 인식하고 있다. 

산업연구원은 무역적자이면서 대중국 수입의존도가 50% 이상인 품목은 ‘관심 품목’, 70% 이상인 품목을 ‘취약 품목’으로 대중국 수입 의존성을 평가한 결과 대중국 수입 중간재 604개 품목에서 전략적 취약성이 발견됐으며, 이는 미국이나 일본보다 많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 한국의 산업별 대중국 관심 취약 품목 수./자료=산업연구원


한국의 대중국 수입에서 취약성이 관측돼 관심이 필요한 품목은 △요소 △실리콘 △리튬 △마그네슘을 포함해 총 1088개이며, 이 중 604개가 중간재에 해당한다. 

또한 한국의 대중국 전략적 취약성은 과거와 비교할 때 중간재 분야에서 증가했으며, 동일한 기준을 한국의 대일본 수입에 적용해본 결과 취약성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어, 중국산 중간재에 대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대중국 취약 품목의 수급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 국내 산업에 미치는 효과를 측정하기 위해 리튬과 마그네슘의 연관산업을 분석한 결과, 리튬과 마그네슘의 수요산업, 즉 2차 연계 산업은 화학, 이차전지, 반도체 등으로 나타났다. 

특히 마그네슘의 2차 연계산업은 철강이나 비철과 같은 유사업종은 물론 일반기계, 수송기계 등과 깊은 연관관계를 가지고 있는데, 공급망 취약 품목은 한국의 주력산업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어 유사시 2차 피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

이에 산업연구원은 공급망 안정성 강화를 위해 △공급망 취약성 모니터링 및 분석데이터 기반 구축 △취약성 평가 가치사슬 스트레스 테스트(기업의 회복탄력성 등) △산업별 국내 조달이 필요한 전략 품목 파악 및 비축을 포함한 비상계획 마련 등을 제시했다.

   
▲ 마그네 연계산업의 국내 산업 파급경로./자료=산업연구원

김바우 산업연구원 박사는 “중국과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한국 경제는 다른 나라에 비해 요소수 사태와 같은 공급망 위험에 특히 취약하다”며 “중국은 지난 6월에도 철강 및 선철 관련 24개 품목에 대해 동일한 수출통제 조치를 가한 적이 있지만, 최근까지 그 여파가 가시화되지 않아 그 심각성이 환기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의 수출규제는 체계적 위험의 발현 결과라는 점에서 과거 일본의 수출규제와 차이가 있으나, 공급망에 미치는 결과는 유사하다”고 덧붙였다.

김 박사는 중간재 국내 조달과 관련해 “단지 모든 품목을 국내에서 생산하거나 다변화하는 전략을 추구하기에는 막대한 비용이 들기 때문에, 반드시 필요한 분야에 대해서만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산업구조 변화로 인해 국내 생산이 감소한 품목의 경우, 신남방 지역 등 제3의 지역으로 조달선을 다변화 해야 한다”면서 “원자재 채굴에서 1차 가공, 현지 부품제조 등 신남방 국가와 현지투자형 윈윈(Win-win) 협력모델 구축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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