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의총서, 이재명에게 선대위 쇄신 및 재구성 전권 주기로 결정
이재명 "민주당의 이재명이 아닌 이재명의 민주당으로” 개혁 의지
굼벵이 선대위라는 비판 받아온 민주당, 새출발 가능할 지 관심
[미디어펜=이희연 기자]더불어민주당이 매머드급 용광로 선거대책위원회(선대위)를 출범한지 19일 만에 이재명 중심의 선대위 쇄신안을 내놨다. 선대위가 너무 무겁고 민첩하지 못하다는 지적과 이 후보의 저조한 지지율을 돌파하려는 대응책으로 보이는 가운데 민주당이 굼벵이 선대위에서 벗어나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 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민주당은 지난 21일 선거대책위원회 쇄신과 관련해 “이재명 대선 후보에게 모든 권한을 위임하고 결정에 따르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덩치만 크고 할 일 제대로 못 챙기는 선대위”라며 변화를 주문한 지 하루 만에 모든 권한을 넘기기로 한 것이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긴급 의원총회 후 기자들과 만나 “새로운 구조 개혁이 필요하다는데 공감을 갖고 선대위 재구성에 대한 모든 권한을 이 후보에게 위임하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송 대표는 “이 후보가 선대위와 당의 쇄신을 강력하게 요청했다”며 “이 후보 스스로도 잘못한 점, 부족한 점을 반성하면서 변화해가자는 메시지를 줬다”고 말했다.

   
▲ ]더불어민주당이 매머드급 용광로 선거대책위원회(선대위)를 출범한지 19일 만에 이재명 중심의 선대위 쇄신안을 내놨다. 사진은 이재명 대통령 후보가 2021.11.15.(월) 국회 당대표회의실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를 주재하는 모습./사진=더불어민주당 제공

윤호중 원내대표도 “의총을 통해 우리 당 소속 169명 국회의원 전원은 이 후보에게 당의 쇄신과 선대위의 혁신을 위한 모든 권한을 위임하고 그 뜻에 따르기로 했다”며 “전체 의원이 권한을 내려놓고 대선 승리를 위해 백의종군하는 심정으로 굳은 의지를 모았다”고 전했다. 

앞서 이 후보는 이날 “국민과 당원의 뜻에 따라서 민주당도 반성하고 혁신해야 한다”며 “선대위 역시 다시 시작하겠다. 민주당의 이재명이 아닌 이재명의 민주당으로 만들겠다"며 대대적 혁신을 얘고한 바 있다.

이 후보는 22일에도 "국민 여러분의 새로운 변화와 혁신의 열망을 담아 이제 이재명의 민주당, 새로운 민주당을 시작하겠다"며 "저도 깊이 성찰, 반성하고 앞으로 변화와 혁신을 통해 그 책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날 열린 민주당 제1차 전국민 대전환 선대위 회의에서 "우선 반성하는 민주당으로서 철저하게 모든 부분에서 자기 반성을 하도록 하겠다"며 "180석 거대 의석에 걸었던 우리 국민의 변화와 새로움에 대한 기대에 충분히 부응하지 못했다는 점은 우리 스스로 인정해야 한다"고 자세를 낮췄다. 

이어 그는 "특히 부동산 문제, 청년과 무주택 서민의 고통이 가중된 데 대해 다시 한번 사과 말씀을 드린다"며 "국민의 비판을 겸허히 수용하지 않고 내로남불식 남탓이라든지 (집값 상승을) 전 세계적 현상 등 외부 조건에 책임을 전가하려고 했다는 점도 반성한다"고 자세를 낮췄다. 

이 후보는 이날 민주당 당사 프레스룸에서 진행된 브리핑에서도 선대위 쇄신안과 관련해 "가능하면 빠른 시간 내에 국민들께 보고 드리고 구체적 실천으로 답을 드리겠다"며 "아직까지 구체적 안들을 만들어낸 것이 아니고 국민들의 뜻과 당원들의 생각, 주변의 많은 분들의 의견을 참고하겠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이 선대위를 구성한지 한달도 채 되지 않아 대대적인 선대위 쇄신안을 발표한 배경에는 컨트롤타워의 부재와 비효율적인 선대위 체제 그리고 이 후보의 부진한 지지율이 자리한다. 

민주당은 지난 경선 이후 이낙연 전 대표의 경선 불복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원팀'을 강조하면서 매머드급 선대위를 꾸렸다. 하지만 '원팀' 선대위를 구성에도 불구하고 이 후보의 지지율이 30%대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선대위 마저 굼뜨고 비효율적이라는 비판이 제기되면서 선대위 쇄신론은 불가피해 졌다.

박주민 민주당 의원은 22일 "원팀이라는 것을 달성하기 위해서 거의 모든 의원들이 참여하는 형태의 매머드급 선대위를 꾸렸는데 그 과정에서 비효율적인 부분이 나왔다"며 "'의원들은 현장에서 좀 더 열심히 뛰자'는 큰 방향에서 합의가 됐다"고 말했다. 

'원팀' 선대위를 위해 많은 의원들이 참여하게 만드는 과정에서 모호한 의사결정구조, 느린 의사소통 등 컨트롤타워 없이 갈팡질팡 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이 후보를 제대로 뒷받침 해주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박 의원은 "많은 의원들이 참여하게 만드는 과정에 시간이 걸렸고 많은 의원들이 참여하다 보니 의사소통이 느리고 복잡한 문제가 있었다"며 "그러다 보니 일의 속도가 안 나고 또 국민 눈높이에 맞게 여러 반응들이 나와야 하는데 느리거나 부족한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후 선대위 구성이라든지 운영 방식에 대해서도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며 "그 중심에 이제 이 후보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민주당이 이재명 후보 중심의 선대위 쇄신을 강조하면서 비대하고 느린 선대위를 슬림하고 기민한 조직으로의 탈바꿈을 예고한 가운데 민주당 선대위가 그동안의 굼벵이 선대위 이미지를 벗고 새로운 출발에 성공 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디어펜=이희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