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승희 석좌교수, 북한판 김우중을 키우자...‘대동강의 기적’은 김정은 북한 지도부 결단에 달려

[미디어펜=김규태기자] 광복 70주년을 맞이하여 국내 9개 기관이 주최하고,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이하 민주평통)이 주관하는 평화통일 대토론회가 12일 서울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렸다.

평화통일 대토론회의 주제는 <새로운 통일한국의 패러다임, 한강의 기적에서 대동강의 기적으로>였다.

헌법기관, 정부위원회, 학술단체, 시민단체, 기업단체, 은행 등 다양한 성격을 가진 기관들이 모여 2015년 한국에게 주어진 통일한국의 경제 패러다임에 관하여 대토론회를 가진 것이다.

통일 준비 과정에서 드러날 수 있는 경제적 갈등의 소지를 소통을 통해 미연에 차단하고, 여러 분야 전문가들의 참여를 통해 올바른 통일 해법을 얻기 위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는 자리였다.

   
▲ 12일 서울 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광복 70주년 기념 평화통일 대토론회, <새로운 통일한국의 패러다임, 한강의 기적에서 대동강의 기적으로>의 전경. /사진=미디어펜 

한강의 기적은 1960년 이래로 50년간 발전해온 대한민국의 변천을 상징하는 단어다. 평화통일 대토론회는 ‘한강의 기적’을 ‘대동강의 기적’으로 바꾸자는 모토를 내세웠다.

평화통일 대토론회는 제 1세션과 제 2세션으로 나누어 진행되었으며, 제 1세션은 <대동강의 기적을 향하여: 통일한국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주제로 열렸다.

좌승희 영남대 석좌교수는 북한 평양 대동강을 빗대어 일컬은 ‘대동강 기적’을 서두에 언급하면서, ‘대동강 기적’이라는 새 통일패러다임은 남북 간 더 높은 차원의 협력을 위한 새로운 접근이라 지적했다.

이어 좌승희 영남대 석좌교수는 ‘대동강 기적’의 모델이랄 수 있는 ‘한강의 기적’에 대해 소상히 밝혔다.

   
▲ 12일 서울 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광복 70주년 기념 평화통일 대토론회, <새로운 통일한국의 패러다임, 한강의 기적에서 대동강의 기적으로>의 전경. /사진=미디어펜 

다음으로 좌승희 영남대 석좌교수는 대동강 기적의 실현을 위한 분야별 정책 추진전략을 설명하면서, 대동강 기적 후의 북한 경제와 한반도의 비전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결어를 통해 좌승희 영남대 석좌교수는 ‘대동강 기적’ 패러다임과 이에 대한 북한 지배층의 선택지에 대해서 설명했다.

한편, 좌승희 영남대 석좌교수가 서두에서 문제 제기로 밝힌 바는 다음과 같다.

(1) ‘햇볕정책’이나 ‘비핵개방 3000’ 등 북한 발전을 돕겠다는 그 많은 제안들이 왜 북한을 남북협력으로 이끌어내지 못했는가?

(2) 북한의 현 지배세력을 몰아낼 수밖에 없는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대전제 하의 개혁 개방을 북한당국이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3) 북한 주민과 지배층, 한국의 이해가 함께 갈 수 있는, 모두가 같이하는 북한 경제개발과 평화통일의 길은 불가능할까?

좌승희 영남대 석좌교수는 “이러한 문제제기에 대한 긍정적 답이 없다면 남북관계는 교착상태를 벗어나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 12일 서울 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광복 70주년 기념 평화통일 대토론회, <새로운 통일한국의 패러다임, 한강의 기적에서 대동강의 기적으로>에서 좌승희 영남대 석좌교수가 발표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좌승희 영남대 석좌교수는 이에 대한 답으로 <대동강 기적의 새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북한 주민, 북한 지배층, 한국 모두가 윈윈할 수 있다는 협력 통일 방안의 모색이었다.

한국의 권위주의적 개발연대, 중국 일당독재 하의 비민주적 정치체제 하에서의 경제개발전략을 북한의 경제도약 모델로 삼자는 지적이었다.

좌승희 영남대 석좌교수는, 이러한 체제에서 북한 지배층은 타도대상이 아니라 중국 공산당처럼 경제개혁을 이끄는 주체로서 국민과의 공동번영 추구가 가능할 것이라고 보았다. 이는 북한의 이러한 비전에 한국의 지난 날 <한강의 기적>의 노하우가 적용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 12일 서울 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광복 70주년 기념 평화통일 대토론회, <새로운 통일한국의 패러다임, 한강의 기적에서 대동강의 기적으로>에서 좌승희 영남대 석좌교수가 발표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좌승희 영남대 석좌교수는 <대동강 기적>, <한강의 기적>의 성공원리로 크게 두 가지를 들었다.

먼저 ‘관치 차별화’다. 정부 주도로 신상필벌 - 일종의 인센티브 도입 - 이라는 경제적 차별화 정책을 펼치는 것이다. 경제적 성과를 올리는 국민을 더욱 우대, 격려함으로써 경제발전 노력의 동기를 국민 스스로 부여하도록 제도 상의 인센티브를 도입한다는 설명이다.

두 번째는 ‘정치의 경제화’ 전략이다. 이는 흑묘백묘로 대변되는 실용주의를 표방하고 민주정치의 패악인 포퓰리즘을 배격하자는 목소리다. 평등분배 제도는 배격하고, 성장과 성취 발전을 더욱 가속화하는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한 사례로 좌승희 영남대 석좌교수는 한국의 1960~70년대 개발연대와 중국 공산당 주도의 경제개발 전략을 밝혔다. 이어 명치유신 이후 선진국을 추격하고 따돌린 일본의 차별화경제 과정, 싱가포르 이광요 수상의 리더쉽을 근간으로 한 경에적 차별화 전략을 소개했다.

   
▲ 12일 서울 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광복 70주년 기념 평화통일 대토론회, <새로운 통일한국의 패러다임, 한강의 기적에서 대동강의 기적으로>에서 좌승희 영남대 석좌교수가 발표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좌승희 영남대 석좌교수는 특히 “북한에게는 서구식 시장경제 모델이 아니라 오히려 중국식 시장경제 모델이 더 적합하다”고 강조했다.

재산 상속세를 면제하거나 최소화하여 개인들이 부를 축적하고자 하는 유인을 최대한 키우자는 설명이다. 이로 인해 북한의 모든 국민들이 부의 축적 경쟁에 나선다면 북한의 경제 발전은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 전망했다.

좌승희 영남대 석좌교수는 “과거 우리나라의 ‘잘 살아보세’라는 새마을 운동과 마찬가지로, 북한의 ‘대동강 기적’은 개인이 부를 축적하고자 하는 동기-인센티브-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좌승희 영남대 석좌교수는 “북한의 수출 수입에 대해서는 박정희 정부의 수출드라이브 정책 사례를 벤치마킹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기서 중요한 바는 기업의 성장 인센티브를 촉진하는 것이다. 경제적 차별화 전략을 적용함으로써 성과를 올린 수출업자가 더 지원받아 더욱 커지고 성장하는 길을 열어야 중소기업이 대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하여 좌승희 영남대 석좌교수는 “북한판 김우중 회장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 12일 서울 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광복 70주년 기념 평화통일 대토론회, <새로운 통일한국의 패러다임, 한강의 기적에서 대동강의 기적으로>에서 좌승희 영남대 석좌교수가 발표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마지막으로 좌승희 영남대 석좌교수는 김정은 등 북한 지배층이 ‘대동강의 기적’ 패러다임에 대해 선택할 수 있는 두 가지 선택지를 소개했다.

선택 1) 김정은 등 북한 지배층이 직접 대동강 기적을 주도함으로써, 북한 인민의 정치경제적 삶을 개선한다. 이를 통해 ‘선의의 독재자’로 변신하여 집권의 지지 기반을 다진다.

선택 2)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체제가 두려운 나머지, 현재의 독재체제/통제경제체제에 연연하여 비민주적 지배자로 단명한다.

좌승희 영남대 석좌교수는 통일한국의 미래와 북한경제개발의 향방에 관하여, “이는 최종선택권을 손에 쥔 김정은 북한 최고지도자와 지배층의 현명하고 냉철한 판단에 달려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