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이 일어난다면 책임은 누가 질 것인가’

“‘정권의 나팔수’ KBS, 전쟁 부추기는 보도를 중단하라”

민주언론시민연합(이하 민언련)은 3일 KBS 본관 앞에서 전쟁을 부추기는 보도를 쏟아내고 있는 언론사에 대해 중단할 것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민언련은 기자회견에서 “한반도에서 전쟁 위기가 더 이상 고조되어서는 안되며, 남북 간 긴장을 평화적으로 해소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정부의 초강경 대응에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오히려 조중동 수구보수신문들은 사실상 ‘전쟁불사’를 외치며 이명박 정부의 강경 대응을 부채질 하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국민들에게는 ‘희생’을 요구하는가 하면 정부를 향해서는 강경대응을 ‘행동으로 옮기라’고 촉구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상파 방송사들은 정부의 강경 일변도 대응을 무비판적으로 전하며 전쟁 분위기를 부추기는 보도를 내놓고 있다”며 “특히 ‘정권의 나팔수’로 전락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KBS는 정부의 강경대응을 부치기며 조중동과 다를 바 없는 보도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민언련이, KBS 본관앞에서 전쟁 부추기는 보도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민언련이 KBS 본관앞에서 전쟁 부추기는 보도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민언련은 “KBS는 ‘교전수칙을 넘어서는 강력한 대응을 해야한다’는 대통령의 발언에 힘을 싣고 있다”며 “미군 핵항모까지 동원된 한미 연합훈련을 중계라도 하듯 ‘흥미진진’하게 보도하는가하면, 연평도 및 서해 5도에 첨단무기를 배치해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을 무비판적으로 전하는 데에서 나아가 증강된 전력을 띄우기에 급급했다”고 비난했다.

현재수구보수신문들은 ‘김정은의 업적 쌓기’, ‘처음부터 민간인 겨냥’, ‘북한 추가공격 지역은 구체적으로 경기도가 될 것’, ‘단순 포격이 아닌, 생화학 공격 가능성’ 등을 이야기 하며 전쟁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다.

이에 민언련은 “지금 KBS의 행태는 한반도에서 벌어질 일에 대한 최소한의 고민도 없는 ‘무뇌 방송’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제라도 남북이 한반도의 긴장을 고조시키는 대결을 접고 사태를 냉정하게 풀어야 한다‘며 ”KBS는 정쟁을 부추기는 보도를 중단하고 지금이라도 정신을 차려 적어도 한반도 평화 문제에 있어서만큼은 최소한의 역할을 해줄 것을 엄중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날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공동대표는 “KBS 보도를 보면 목불인견이라는 말이 생각난다”며 “연평도 사건을 통해 언론의 역할에 대해 다시한번 절감하게 됐다”고 꼬집었다.

김서중 성공회대 교수는 기자회견에서 “공영방송의 대표주자라 자칭하며 국민에게 수신료를 더 내달라고 하는 KBS가 연평도 포격 이후 상황에 대해 이렇게 보도해선 안된다”라며 “KBS는 호전적 목소리만 대변하고 정부 일각의 의견을 마치 전 국민의 여론인양 보도하고 있는데, 만에 하나 지금 상황이 전쟁으로까지 이른다면 그 책임을 누가 지겠느냐”고 질타했다.

또, “KBS에게 공영방송의 의미가 무엇인지 묻고싶다”며 “적어도 오늘 이후 KBS(보도형태)가 달라질 것을 바란다”고 이야기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