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투자정책 채택 비율 64%로 증가...선진국 외 아시아.중동도 동참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그동안 환경·사회·지배구조(ESG)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저조했던 각국 국부펀드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을 계기고, 적극적인 사회책임투자를 지향하고 있다.

24일 미국의 세계적인 자산운용회사인 인베스코의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각국 연기금과 국부펀드 중 23%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포트폴리오 내 ESG 투자의 중요도가 높아졌다고 답변했다.

사회책임투자에 대한 여론의 요구 뿐만 아니라, ESG투자가 견조한 수익으로 이어진 점이 국부펀드의 긍정적 인식 변화에 영향을 준 것으로 인베스코는 추정했다.

   
▲ 사우디아라비아가 '탈 석유'를 골자로 한 '비전 2030' 추진을 위해 2조 달러 규모 국부펀드 조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사진=한국석유공사 제공


또 ESG 투자정책을 채택한 공적 기관투자가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60%에서 올해는 64%로 증가했고, 선진국 대비 미흡했던 아시아와 중동의 국부펀드들도 ESG 투자정책을 새롭게 구비 또는 강화하고 있다.

국제국부펀드포럼(IFSWF)에 의하면, 국부펀드의 88%가 투자과정에서 기후변화를 고려한다고 답했다.

그러나 아직 실제 투자규모는 제한적이어서, 52%의 국부펀드는 실제 ESG 자산 규모가 포트폴리오의 10% 이내, 혹은 전혀 없는 상태다.

지역별로도 선호 전략이 상이한 양상을 보인다.

전반적으로 경영관여·주주행동(기업 의사결정에 주주로서의 영향력을 직접적으로 행사), ESG 통합(재무분석 시 ESG 요소 고려) 같은 '포괄적 전략'을 여전히 선호하고 있다.

네거티브 스크리닝(ESG 기준에 부합하지 않을 경우 투자 대상에서 제외)의 경우, 유럽에서는 적극 활용되는 반면 아시아·중동 국부펀드들은 소극적이고, 임팩트 투자(긍정적 사회·환경 영향을 미치기 위해 투자, 실제 성과 측정 및 보고를 요구)는 데이터 확보의 어려움 등으로 저조하다.

아울러 개별 기업보다 사모펀드, 실물자산 중심의 ESG 투자 경향을 보이고 있다는 평가다.

사모펀드의 경우 상장 기업보다 더 큰 영향력을 미칠 수 있고, 실물자산이 기후변화에 더욱 취약한 점 등을 감안, 이들을 ESG 주요 투자대상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신술위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국부펀드에 대한 공익성 제고 요구, 펀드의 재원 등을 고려할 때, 향후에도 국부펀드의 ESG 투자가 확대될 전망"이라면서 "다만, 일부 국부펀드들에 대한 '그린 와싱(green washing)' 비판도 제기되고 있음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린 와싱이란 실질적인 친환경 경영과는 거리가 먼 데도, 마치 실제 그런 것처럼 거짓 홍보하고 포장하는 것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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