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조선소 구축 위해 클라우드·VR·AI·메타버스 등 활용…정부, 디지털 기반 생산역량 강화
[미디어펜=나광호 기자]4차산업 기술의 확산으로 디지털 경쟁력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는 가운데 국내 조선업체들도 스마트 조선소 구축을 위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최근 실감형 가상현실(VR)을 기반으로 선박 스프레이 도장 훈련을 할 수 있는 'VR 도장 교육센터'를 오픈했다. 이는 선박 블록에 오르지 않고 가상 공간에서 교육이 진행되는 것으로, 이번 프로그램에는 데이터 기반 인공지능(AI) 학습 알고리즘이 적용됐다.

   
▲ 대우조선해양 관계자가 가상공간에서 선박 스프레이 작업을 체험하고 있다./사진=대우조선해양

선박 스프레이 작업자 직무교육이 도제식으로 이뤄질 뿐더러 고가의 도료 사용에 따른 비용 문제 및 유기용제 사용에 의한 환경 이슈 등의 제약 사항이 있었으나, 이를 통해 해소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가상선원교육시스템과 가상안전체험실 등을 운영하는 중으로, 업계 최초로 생산현황 및 시운전 중인 선박의 상태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 가능한 '디지털 생산센터'를 개소하기도 했다.

삼성중공업도 한국 마이크로소프트(MS)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디지털 조선소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MS의 클라우드 '애저'와 AI 및 협업 솔루션 '팀즈' 뿐만 아니라 메타버스 기술을 활용, 부문별 데이터와 정보를 가상 공간으로 모아 워크플로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삼성중공업은 2019년부터 '스마트 SHI(Smart Samsung Heavy Industries)'라는 이름의 디지털 전환 전략을 수립하고, 설계·구매·생산 등 조선소 전 영역에 디지털 기술을 접목시키고 있다.

특히 거제조선소 내에 초고속 무선망 기반의 모바일 업무환경을 구축하는 등 '페이퍼리스(종이 없는) 야드'를 만들고 있으며, 사물인터넷(IoT)과 데이터 자동화 기술로 반복 사무 자동화를 비롯한 작업도 진행 중이다.

현대중공업그룹도 생산·설계 현장에서 무선으로 고용량 3D 설계 도면을 공유하는 클라우드를 비롯해 2030년까지 생산에 IT기술을 접목한 스마트조선소를 조성하는 등 효율성과 안전성을 높인다는 방침으로, 야드 내 사물 및 환경 변화를 실시간으로 반영하는 '3차원 디지털 맵'을 구현할 계획이다. 

   
▲ 이지은 한국MS 대표(왼쪽)와 배진한 삼성중공업 경영지원실장이 '스마트 SHI 추진 업무협약'을 맺은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삼성중공업

케이조선이 노르웨이 콩스버그와 디지털 기술 협력에 나서는 등 대형 조선소를 따라잡기 위한 행보도 이어지고 있다. 콩스버그는 자율운항 및 선박용 소프트웨어(SW) 개발 기술을 보유한 업체로, 케이조선은 기계·장비를 가상공간에 구현하고 모의시험 등을 통해 검증하는 '디지털 트윈' 기술 등을 토대로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한다는 방침이다.

다량의 데이터를 분산된 소형 서버를 통해 실시간으로 처리하는 '엣지 컴퓨팅' 및 정보를 융합 보완하는 증강현실(AR)·VR 기술 등도 개발하기로 했다.

정부도 로봇용접을 비롯해 인력이 부족한 분야의 디지털화를 우선적으로 추진하는 등 지원사격에 나섰다. 중소조선소가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는 생산설비를 만들고, 스마트야드를 구축하는 등 생산역량 강화를 통해 2030년까지 생산성을 30% 높이겠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내수시장 및 정부 차원의 금융지원을 토대로 조선업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중이다. 일본도 관련 입법을 추진하는 상황"이라며 "산업디지털전환 촉진법 등으로 스마트 제조역량을 높여 글로벌 시장 내 입지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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