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대출액 급증…카뱅 14.6%, 케뱅 13.7%, 토뱅 28.2% 충족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인터넷은행들의 중·저신용자 대출공급액이 하반기부터 대폭 늘어날 모습이다. 업계 1위 카카오뱅크는 3분기 신규대출을 2분기보다 3.4배 늘렸고, 2위 케이뱅크는 지난해보다 2배 이상 공급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두 은행의 중·저신용자 대출액 비중은 여전히 10%대에 머물어 연내 목표치 달성이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업계는 목표달성은 차치하고 연말까지 높은 대출한도와 이자감면혜택 등을 무기로 포용금융시장에 나선다는 목표다.

   
▲ 사진 왼쪽부터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토스뱅크 / 사진=각사 제공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뱅은 지난달까지 중·저신용자 대출로 2조 1324억원을 공급했다. 3분기에만 6797억원을 공급해 전분기 1998억원 대비 3.4배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신용대출 신규 취급액 중 중·저신용자 비중도 2분기 14.6%에서 9월 말 기준 약 41.5%로 급증했다. 

카뱅은 3분기 중·저신용자 대출액이 폭증한 데 대해 △신용평가모형(CSS) 고도화 △대출한도 최대 1억원 공급 △전용 신규 대출상품 출시 등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했다. 특히 카뱅이 지난 8월 초 중신용플러스·중신용비상금 대출을 신규로 출시하면서, 비은행권의 고금리대출에 시달리던 중·저신용자들이 빚부담을 덜게 된 점은 고무적이다. 

카뱅에 따르면, 비은행권 차주 10명 중 6명은 대출금 전부 또는 일부를 고금리 대출에 상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8월 신규 대출상품을 신청한 고객 중 저축은행‧캐피탈‧카드사 등에서 대출을 보유한 차주는 2만 1100명에 달했다. 이 중 63%인 1만 3200명의 비은행권 대출잔액이 감소했는데, 중신용대출 차주는 평균 490만원, 중신용플러스대출 차주는 평균 360만원 각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비은행권 평균대출금리가 12~15%대인 데 반해 카뱅은 평균 5~9%대 수준에 머물러 사실상 카뱅에서 신규대출을 일으켜 대환하는 데 사용한 것으로 추측된다.   
 
신용점수도 평균 7~30점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적으로 부채가 증가하면 신용점수는 소폭 하락한다. 하지만, 카뱅에서 중금리대출을 일으켜 비은행 대출을 일부 또는 전액 상환한 차주들이 빚부담을 줄이면서 신용점수도 상승했다. 

카뱅 관계자는 "카뱅의 중‧저신용고객을 위한 대출상품을 이용하면 대출이자 부담도 줄이고 신용도 향상에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CSS를 더 고도화해, 더 많은 중‧저신용 고객분들이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인터넷은행별 중·저신용자 대출공급 목표치 / 자료=은행연합회 제공


케뱅은 올해 10월까지 중·저신용자 대출로 4650억원을 공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반기 2568억원, 7~10월 2082억원이다. 지난해 2208억원에 견주면 2.1배가 넘는 규모로, 반기 실적이 1년 실적을 훨씬 웃돈 셈이다.  

두 은행은 금융당국에 제시한 중·저신용자 대출공급 목표치를 달성하기 위해 3분기부터 공격적인 영업을 펼치고 있다. 올해 은행별 대출공급 목표치는 각각 카뱅 20.8%, 케뱅 21.5%, 토스뱅크 34.9%다. 10월 말 현재 카뱅은 14.6%, 케뱅(9월 말 기준)은 13.7%, 토뱅은 28.2%를 충족한 상태다. 지난달 호기롭게 출범한 토뱅은 정부의 은행권 가계대출 규제 여파로 쏠림현상을 빚으면서, 연내 신규 대출영업을 사실상 중단한 상태다.

카뱅은 지난 8월 출시한 중신용 대출상품과 CSS 고도화, 대출이자지원 등을 토대로 신규 차주 확보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카뱅 관계자는 "CSS 고도화를 통해 상환능력 평가 역량을 강화할 것"이라며 "지난 6월부터 진행한 중신용고객 대출 이자 지원을 연말까지 지속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케뱅은 '대출이자 2개월 캐시백' 이벤트를 올 연말까지 연장하는 한편, 이달부터 대출상환을 대신해주는 '대출 안심 플랜'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금리도 인하해준다. 금리인하 상품은 △신용대출 플러스 △신용대출 △마이너스 통장 등으로, 신용대출 플러스를 이용 중인 차주의 금리는 기존보다 최대 3.27%p까지 인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케뱅 관계자는 "중·저신용 고객 신용대출 확대를 위해 업계 최초로 두 달치 대출이자 캐시백을 진행하는 등 차별화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며 "중·저신용 고객 신용대출 비중은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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