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베이비부머 은퇴러시...오미크론으로 노동력 수급 설상가상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미국 고용시장의 부진과 노동력 공급 부족이 다시 부각되면서,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매파적' 통화정책 정상화 행보에 '제동'이 걸릴 지 귀추가 주목된다.

미국 정부가 5일(현지시간) 발표한 11월 비농가취업자수는 전월대비 21만명 증가, 시장전망치 55만명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올해 월평균 56만명이 늘었는데, 11월은 그 37.5%에 불과하다.

특히 전체 서비스업 중 70%를 차지하는 소매업 취업자는 2만명 줄어, 4개월만에 감소세로 전환됐다.

   
▲ 미국 연방준비제도 건물/사진=연합뉴스


구직자 대비 구인 비율은 7월 이후 3개월 넘게 1.6을 기록, 지난 2000년 이래 가장 높은 수치를 이어가, 고용 수급이 여전히 타이트하다.

10월 기준 공급 부족이 400만명에 달하며, 임금상승도 가파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베이비부머'들의 고용시장 '은퇴 러시'로, 노동력 공급 부족이 심화됐다.

미국 인구 내 은퇴자의 비율은 지난 2분기 중 19.3%로,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정상적 추세보다 0.92%포인트 높았고, 이 수치를 적용하면 조기 은퇴자 수는 300만명에 달한다.

김성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베이비부머의 은퇴가 가속화된 이유는 팬데믹(세계적 유행)과 무관하지 않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건강 상의 우려는 청년층보다 중·장년층에 더 크게 다가온다"고 분석했다.

그는 "팬데믹 이후의 자산가치 급등은 은퇴를 앞둔 세대들의 노동 유인을 낮춘다"면서 "이들이 은퇴를 번복하고 노동시장에 본격적으로 돌아올 가능성은 높지 않아, 당분간 고용시장의 수급난도 지속될 공산이 크다"고 내다봤다.

'오미크론 변이' 확산도 부담으로, 노동의 '수요 우위'인 상황을 추가로 자극할 가능성이 높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미국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의 4.2%에서 3.8%로 하향 조정하고, 오미크론 변이로 인한 리스크와 불확실성을 그 배경으로 언급했다.

오미크론 변이로 '직장 복귀'를 꺼리는 사람이 많다면, 인력난이 당초 전망보다 장기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희원 신한금투 연구원은 "신규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구간 고점을 찍은 해당 월까지는 고용 경기가 부진했던 바 있다"며 "과거 재확산 시기와 비슷하게, 고용의 양적·질적 개선세가 2개월 정도 더 지연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다만 연준 위원들의 최근 발언에서 방점을 찍는 '일시적이지 않을 수 있는 물가 오름세'를 고려하면, 이번 고용지표 부진에도 연준의 자산매입 축소(테이퍼링) 가속화 계획은 유효하다"고 지적했다.

월스트리트저널도 6일 연준이 테이퍼링 진행 속도를 높여 내년 3월까지 종료할 것이며, 내년 봄 금리인상도 가능하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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