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한신평, 공동 미디어브리핑서 은행권 6대 리스크 제시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내년도 은행권의 핵심 리스크 요인은 한국은행의 금리인상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또 '영끌투자'에 나섰던 차주들은 금리인상 여파로 원리금 상환부담이 가중되는 반면, 은행권은 금리인상에 따른 순이자마진(NIM) 확대로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7일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와 한국신용평가(한신평)가 공동으로 개최한 미디어브리핑에서 옥태종 무디스 이사는 "2022년 은행권 핵심 신용리스크는 높아진 기업 및 가계부채 비율, 이런 상황에서의 금리인상기 도래다"고 말했다. 

   
▲ 은행 영업 창구 /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금리인상에 대해 옥 이사는 "현재 기준금리가 두 차례 인상돼 1%까지 인상됐지만 여전히 코로나19 이전보다는 낮은 수준"이라면서도 "부채비율이 급격히 높아진 상황에서 금리 인상까지 겹쳐 (차주들의) 원리금 상환 부담이 계속 높아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부동산 등에 영끌투자를 나선 차주들을 중심으로 금리인상기를 맞아 빚부담이 급증하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기업부채도 문제로 지적됐다. 옥 이사는 "한국은 아시아 국가 중 GDP 대비 기업 부채비율이 높은 편에 속하면서도 대출 증가 속도가 빠르다"며 "코로나19 발생 이전부터 기업의 부채상환 능력은 지속해서 악화하는 추세였다"고 전했다. 

이어 "현재 대출 연장, 원리금 상환 유예 등의 정책으로 자산 건전성이 유지되고 있으나, 향후 경기 상황과 정부 지원책 등에 따라 은행 자산 건전성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현재 정부는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등을 중심으로 대출상환 유예조치를 시행 중이다. 내년 3월에는 더 이상의 대출유예를 기대하기 어려워져 대출금을 상환할 수 없는 자영업자가 발생하면 은행에게 악성부채로 돌아올 가능성이 높다. 

금리인상을 계기로 차주들은 내년부터 시련기를 보낼 것으로 예상되지만, 은행권은 상대적으로 호조세를 보일 전망이다. 

옥 이사는 "은행권의 수익성은 시장금리 인상에 따른 NIM 확대와 신용비용 증가요인이 서로 상쇄하는 효과가 있어 수익성은 안정적으로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신용비용의 급격한 증가를 예상하고 있지 않지만, 역사적으로 매우 낮은 수준에서 소폭 증가하는 수준을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권의 자산건전성은 역사적으로 낮은 연체율과 무수익여신비율을 토대로 안정적이라는 평가다. 아시아 주요 경쟁국가와 견주면 우리나라는 가장 안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옥 이사는 "은행의 리스크관리도 긍정적인 결과에 영향을 미쳤지만, 정부의 정책 및 지원이 뒷받침돼 한국의 무수익여신비율이 현재 가장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내년 정부 지원 및 규제완화가 정상화되는 시점 이후에도 한국 은행들의 견조한 자산건전성, 안정적인 자본과 수익성이 유지되는 지가 핵심적인 평가요인이 될 예정이다"고 전했다. 

이어 "(무디스가) 예상한 것보다 자산건전성 악화 폭이 크더라도 은행들은 충분한 대손충당금을 적립해 불확실성에 일부 대비하고 있다"며 "국내 은행들이 2020년 추가적립을 통해 대손충당금 규모를 늘렸다"고 말했다. 은행권이 리스크에 대비한 대손충당금을 선제적으로 확보한 만큼, 부실요인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올해 국내 주요 은행권이 역대급 호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무디스도 시류를 반영해 주요 국내 은행들의 복원력(resilience) 전망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대표적으로 무디스는 하나은행, NH농협은행, JB전북·광주은행 등 4곳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등급전망을 개편했고, SC제일은행에 대해서는 개별신용등급(BCA)을 상향 조정했다. 지난해 팬데믹이 본격화되면서 '부정적' 평가를 받았던 BNK부산·경남은행과 DGB대구은행 등 3사에 대해서도 '안정적'으로 평가했다. 

옥 이사는 "이전 금융위기 이후 전반적으로 한국 은행들이 고위험 고객군의 디리스킹(de-risking)을 진행했고, 고신용자 위주의 대출포트폴리오 비중이 높아졌다"며 "꾸준한 자본관리 및 선제적 대손충당금의 적립에도 불구하고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의 신용비용, 견조한 수익성은 국내 은행에 대한 긍정적인 신용평점 결과로 이어졌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기업 및 가계대출 성장률, 부동산 등 자산가격의 급격한 증가 등이 지속될 경우 은행산업 평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무디스는 내년도 은행권 6대 핵심 리스크로 △경제회복 △부채의 지속가능성 △정부지원의 정상화 △신기술(디지털화) △불평등&사회적리스크(코로나19 및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 등) △ESG경영(탄소제로) 등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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