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의협·치의협 등 보건 의료 단체와 공모 통해 선정
소외 지역내 나눔·사랑 실천 보건의료인 매년 발굴, 포상키로
   
▲ 9일 서울 힐튼 호텔에서 제1회 김우중 의료인상 시상식이 열렸다. 왼쪽부터 장병주 대우세계연구회장, 오동찬 국립소록도병원 진료부장, 허은순 포천병원 간호조무사, 정희자 전 서울 힐튼 호텔 회장, 윤석완 한국여자의사회장, 최해관 전 무주대우병원장 딸 최수영 씨, 정우남 완도보건의료원 행복의원장, 박도순 무주보건의료원 공진보건진료소장, 김선협 대우재단 이사장./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미디어펜=박규빈 기자]고 김우중 대우그룹 회장 2주기를 맞아 대우재단이 서울 밀레니엄 힐튼 호텔에서 '제1회 김우중 의료인상 시상식'을 진행했다고 9일 밝혔다.

이날 시상식에서 대우재단은 △오동찬 국립소록도병원 의료부장(치과의) △정우남 완도보건의료원 행복의원장(소아과의) △박도순 무주보건의료원 공진보건진료소장(간호사) △허은순 경기도의료원 포천병원 간호조무사 등 보건의료인 4인에게 '김우중 의료인상'을 수여했다.

특별상은 최해관 전 무주대우병원장(현 무주 연세외과의원장), 의료봉사상은 한국여자의사회에 돌아갔다. 김우중 의료인상 수상자에게는 각 3000만원, 특별상과 의료봉사상 수상자·단체에는 각 1000만원의 상금이 주어진다.

   
▲ 상단 왼쪽부터 윤석완 한국여자의사회장, 최해관 전 무주대우병원장 딸 최수영 씨, 허은순 포천병원 간호조무사, 박도순 무주보건의료원 공진보건진료소장, 정우남 완도보건의료원 행복의원장, 오동찬 국립소록도병원 진료부장./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1968년생인 오동찬 부장은 1995년 국립소록도병원에 공중보건의로 발령을 받아 지금까지 26년 간 한센병 환자들과 동고동락해왔다. 오 부장은 '아랫입술 재건 수술법'을 직접 개발해 한센인 500여명에게 치유의 희망을 제시했다.

1943년생인 정우남 원장은 전남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한 이후 1973년 미국으로 건너가 가정의학과·소아청소년과 전문의를 취득한 엘리트 의료인이다. 그는 텍사즈주 휴스턴에서 운영하던 병원을 아들에게 물려주고 2005년부터 '나누는 삶'으로 인생 2막을 시작했다. 그는 주로 중국 동포가 많이 거주하는 연변 과기대 의무실장으로 근무하다 2011년 한국으로 돌아와 전남 완도군 소재 노화도에서 국내 최초 섬 지역 은퇴 의사의 길을 걷고 있다.

1967년생인 박도순 소장은 1989년부터 33년간 무주군을 지킨 간호사다. 그녀는 민물 생선을 날로 섭취했을 때 발생하는 기생충 질환인 간흡충(간디스토마) 감염증 퇴치에 앞장섰다.

1969년생인 허은순 간호조무사는 포천병원에서 30년간 재직하며 내원·방문 간호와 진료 업무 보조는 물론, 각종 지역 의료 봉사활동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특별상을 수상하는 1940년생 최해관 원장은 1978년 무주대우병원장을 시작으로 2000년대 초반까지 대우재단 4개 도서·오지 병원장을 두루 역임했다. 최 원장은 외과의로서 평생을 대우재단과 함께 헌신해온 후, 지금도 첫 부임지인 무주에서 의료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의료봉사상을 수상하는 한국여자의사회는 1956년 발족된 사단법인이다. 이곳은 △빈민촌 무료 진료 봉사 △결식 아동 돕기 △조손 가정 후원 △해외 의료 봉사 △미혼모 가족 지원 등의 여러 사업을 전개해오고 있다.

   
▲ 고(故) 김우중 대우그룹 회장이 기자회견장에서 사재 출연과 관련, 발언하고 있다./사진=사단법인 대우세계경영연구회 제공

대우재단은 1978년 완도·진도·신안·무주 등 도서·오지 무의촌 병원사업으로 출범했다.

1978년 박정희 대통령은 "무의촌 지역에 양질의 포괄적 의료 환경을 구축하는데 대기업이 앞장서달라"고 권유했다. 이에 김우중 대우그룹 회장은 사재 50억원을 병원 부지 매입·건립·운영 자금을 출연하는 것으로 화답했다. 이에 따라 가장 열악한 환경에 있던 완도(노화도)·진도(하조도)·신안(비금도)·무주(설천면) 등 4개 지역에 병원을 개원했다.

이후 30여년 간 대우재단은 해당 지역 주민들에게 150여만건에 달하는 의료 혜택을 제공했고, 총 사업비는 263억원을 투입했다. 재단은 병원·보건 상담실 운영과 함께 각 마을별 보건협의회를 조직하고, 교육·건강 요원 활동, 장학 사업 등을 통해 10만여명에 달하는 지역 주민 건강 증진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노력해왔고, 이는 현재 진행형이다.

   
▲ 1978년 7월 5일 고(故) 김우중 대우그룹 회장이 전라남도 신안군 신안대우병원 건립 기공식 연단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사단법인 대우세계경영연구회 제공

'김우중 의료인상'은 '도서·오지 병·의원사업'의 맥을 잇고자 올해부터 제정해 시상한다. 재단이 운영해온 도서·오지 4개 병·의원이 개원 30여년 뒤 공공 영역으로 모두 수렴된 이후, 의료 사각지대에서 인술을 통해 나눔과 사랑을 실천하는 의료인·의료단체 사기를 진작시키고 자긍심을 고취해보자는 취지에서 비롯됐다는 설명이다.

총 상금은 1억5000만원이며, 보건복지부·광역지방자치단체·대한의사협회·대한치과의사협회·대한병원협회·대한간호협회·대한간호조무사협회 등 국내 주요 보건의료기관·협회·단체와 함께 매년 의사·간호사·간호조무사 등 보건의료인 3∼4명을 선정해 포상할 계획이다.

김선협 대우재단 이사장은 "선친 김우중 회장은 생전 4개 대우병·의원이 무의촌 의료 사업의 모범적 전형이 돼야 한다며 종합병원 과장급 의료진을 파견했다"며 "24시간 응급의료시스템 구축과 위급 시 사업용 헬리콥터를 내어주면서까지 적극 진료 활동을 독려했다"고 회고했다.

김 이사장은 "소외된 곳에서 묵묵히 땀과 열정을 쏟는 보건의료인을 발굴해 귀감으로 널리 알리고 우리 사회에 작은 울림을 줄 수 있도록 역량을 모아나가겠다"고 전했다.

   
▲ 이동익 방배4동 성당 주임신부가 고(故) 김우중 대우그룹 회장 2주기를 맞아 추모 기도문을 낭독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박규빈 기자

한편 시상식에 앞서 고인에 대한 추모식도 거행됐다.

이동익 방배4동 성당 주임신부는 "김우중 바오로가 떠난지 2년째인 오늘 대우 가족들이 한 자리에 모여 추모할 수 있도록 허락해주신 주님께 감사드린다"고 추모 기도문을 낭독했다. 이어 "우리가 기억하는 생전의 김 바오로는 평생을 대한민국 국민들이 인간답게 살 수 있기 위해 온몸을 바친 진정한 애국자였다"며 "그렇기 때문에 고인은 우리 모두를 품어 안은 큰 나무와도 같아 자랑스럽고 고마운 존재였다"고 덧붙였다.

장병주 대우세계경영연구회장(전 대우재단 이사장)은 "김우중 회장님이 우리 곁을 떠나신지 꼭 2년 만에 자리를 함께하는데, 코로나19로 인해 대우 가족 모두가 가슴으로만 추모해야 하는 현실이 너무나도 슬펐다"고 언급했다. 장 회장은 "비행 시간과 시차에 따라 일정을 짜다보니 하루가 40시간을 넘기도 했는데, 회장님의 큰 걸음을 쫒아다니며 느꼈던 성취감에 잠을 이루지 못하기도 했다"고 회고했다.

그는 "회장님은 이 자리에 계시지 않아 영정으로만 뵈야 해 아쉽지만 그 마음과 뜻만큼은 이 자리를 채우고 남을 것"이라며 "하늘에서 우리 대우 가족을 지켜봐달라"고 부연했다.

   
▲ 이동익 방배4동 성당 주임신부(오른쪽에서 두 번째)와 장병주 대우세계경영연구회장이 고(故) 김우중 대우그룹 회장의 영정 앞에 헌화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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