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최상진 기자] 역시 야신이었다. 이제는 한화이글스의 선장이 된 야신 김성근 감독의 한 마디 한 마디는 주옥같은 삶의 지향점을 제시했다. “인생은 시행착오의 연속이지 실패가 아니다”라는 말은 그의 제자들에게 뿐만 아니라 세상 모든 이들을 향한 진심어린 격려였다.

16일 오후 서울 왕십리 CGV에서 영화 ‘파울볼’의 언론시사회가 진행됐다. 조정래, 김보경 감독과 김성근 前고양원더스 감독이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 사진=티페에스컴퍼니

김성근 감독은 “영화 자체가 안될 줄 알았는데 완성된 것 차체가 반갑고 고마운 일”이라고 입을 열었다. 지난해 고양원더스 구단이 갑자기 해체하며 영화의 기획의도 자체를 변경해야 했던데 대한 격려였다. 그는 “세상에서 버림받은 아이들의 상황이 하나의 작품이 되다니 기쁨이 백배”라며 감격해했다.

김 감독은 영화를 통해 “사람들에게 언제든 다시 도전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훈련과 일상을 몇 년 동안이나 공개한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그는 “야구나 인생이나 실패하더라도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게 가장 중요하다. 인생은 시행착오의 연속이지 실패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한화이글스의 오키나와 전지훈련에서 처음 영화를 접했다. 시작부터 끝까지 눈물을 그치지 못했다고. 한화 선수들에게도 바로 보여줬다. 김 감독은 “야구가 얼마나 귀중한지 느껴보라고 보여줬는데 울었던 친구도, 많은 것을 느꼈다는 친구도 있었다”며 “아쉬운건 미리 돈을 받아야 했는데 공짜로 보여준 것”이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김 감독은 고양원더스 감독직을 수락하며 “몸을 불사르겠다. 마지막 유니폼”이라고 말할 만큼 열정을 바쳤다. “야구 역시 매해 800~900명의 실업자가 나오는데 고양원더스에서 몇 명이라도 살려줄 수 있는 길을 만들어 줬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고 말했다. ‘프로에 가면 성공’이라는 말에도 “성공은 자신의 한계를 넘어서면서 새로운 길을 찾아가는 것이다. 이들은 프로에 가겠다는 신념으로 이기기 시작했고, 갈 길이 만들어졌고, 스스로 몰아치면 길이 있다는걸 깨달았다”고 덧붙였다.

   
▲ 사진=티페에스컴퍼니

냉정한 승부사답게 김 감독은 “야구장에 있다는 것 자체가 명예롭고 즐겁고 행복하다”고 했다. 명예와 즐거움과 행복은 제자들에게로부터 나온다. 그는 “선수와 순수하게 대하는 것이 지도자의 기본이다. 나는 내 마음 모든 것을 선수에게 바치는 마음으로 산다”며 “잘못은 내 몫 잘한건 아이들몫이라는 생각으로 산다. 책임 전가도 하지 않는다. 선수가 잘못했을 때는 내 지도방법이 나빴던 것”이라고 자신의 감독론(論)을 폈다.

작품은 구단의 초창기부터 해체 이후까지의 이야기를 성실하게 담아냈다. 눈물과 웃음이 자연스럽게 교차한다. 김 감독은 “흥행성적은 모르겠다. 깊이도 눈물도 좌절도 있고, 스스로 기적을 이뤄내는 이야기인 만큼 많은 분들이 보시고 자신의 뒤를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이야기를 끝맺었다.

한편 한국 최초의 독립구단 고양원더스 3년간의 기록을 담은 영화 ‘파울볼’은 4월 2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