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전남 드래곤즈가 2부리그(K리그2) 팀으로는 최초로 FA(대한축구협회)컵 우승을 차지하는 기적의 드라마를 연출했다. 대구FC는 눈 앞에 다가왔던 통산 두번째 우승 기회를 놓쳤다.

전남은 11일 대구 DGB 대구은행파크에서 열린 '2021 하나은행 FA컵' 결승 2차전에서 대구와 원졍경기에서 난타전 끝에 4-3 승리를 거뒀다.

지난 11월 24일 1차전 홈 경기에서 0-1로 졌던 전남은 1·2차전 합계 4-4를 만들었다. '원정다득점' 원칙에 따라 전남의 우승이 확정됐다.

1996년 시작된 FA컵에서 2부리그 소속 팀이 우승한 것은 이번 전남이 처음이다.

   
▲ 사진=대한축구협회


전남은 1997년, 2006년, 2007년에 1부리그(K리그1) 소속으로 FA컵 우승을 한 바 있는데 14년 만에 통산 네 번째로 FA컵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아울러 다음 시즌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본선 진출에도 성공했다.

비기기만 해도 우승할 수 있었던 대구는 안방에서 아쉬운 패배를 당함으로써 준우승에 그치고 말았다. 2018년 FA컵 우승에 이어 두번째 정상 정복을 노렸던 대구의 꿈이 좌절됐다. 대구는 정규시즌 3위로 AFC 챔피언스리그 출전을 확보한 상태지만 플레이오프부터 치러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정규시즌을 4위로 마친 제주 유니이티드는 한숨을 내쉬게 됐다. 대구가 FA컵 우승을 차지했을 경우 제주에게 AFC 챔피언스리그 진출권(플레이오프)이 주어지지만, 전남의 우승으로 제주는 챔피언스리그 무대에 나서지 못하게 됐다.

이날 경기가 난타전으로 흐른 것은 대구의 퇴장 변수 영향이 컸다. 전반 25분 대구의 코너킥 상황에서 홍정운이 전남 황기욱의 얼굴을 팔로 쳤다. 홍정운은 비디오판독(VAR)을 거쳐 다이렉트 퇴장을 당했다.

수적 우세를 안은 전남이 맹공을 퍼부어 38분 선제골을 넣었다. 김현욱의 패스를 박찬용이 오른발 슛으로 선제골을 뽑아냈다.

수적 열세에도 대구는 만만치 않았다. 리드를 빼앗긴 후 불과 2분 만에 세징야가 라마스의 패스를 받아 동점골을 터뜨렸다.

전남이 전반 44분 행운이 따른 골로 다시 앞서갔다. 고태원이 찬 코너킥이 골라인을 통과했다. 대구 수비들과 골키퍼 최영은이 그냥 보고 있다 당했다.

후반 들며 이용래, 츠바사를 교체 투입한 대구가 다시 동점 추격을 했다. 후반 5분 정태욱이 올린 크로스를 에드가가 머리로 받아 넣었다.

대구가 쫓아오자 전남이 달아났다. 후반 9분 올렉이 페널티지역 정면에서 오른발 슛을 때려 골을 터뜨렸다. 

전남이 유리해지는가 싶자 대구가 또 반격했다. 후반 21분 츠바사의 골로 또 3-3 동점을 만들었다. 그리고 후반 30분 전남 정호진이 경고 누적으로 퇴장을 당하면서 전남의 수적 우위가 사라졌다.

대구가 우승으로 한 발 다가서는 듯했다. 그대로 무승부로 경기를 끝내면 대구의 우승이었다.

   
▲ 전남 정재희가 우승을 결정짓는 결승골을 터뜨리고 환호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전남이 기적을 연출했다. 후반 37분 정재희가 슛 찬스를 놓치지 않고 대구 골문 안으로 꽂아넣었다.

다시 벼랑 끝으로 몰린 대구는 이근호를 교체 투입하는 등 총 공세에 나섰다. 추가 시간 4분 가운데 3분이 지났을 무렵 대구 에드가가 수비에 밀려 넘어지며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대구에 마지막 희망의 순간이 찾아오는가 했지만, VAR 끝에 자연스러운 수비 동작으로 보고 페널티킥이 취소됐다. 이 판정으로 전남의 우승이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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