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천연가스 회사 '세넥스' 인수…"글로벌 플레이어 도약"
말레이선 해상 광구 탐사 운영권 확보…가스전도 개발 구상
멕시코 등지선 요소수 18만리터 획득… 물류 대란 해소 일조
우크라·인니선 삭량 사업 적극 전개…싱가포르엔 지주사 설립
[미디어펜=박규빈 기자]자원 불모지의 한계를 넘기 위해 국내 무역업계가 각종 원자재를 수입하는 가운데 포스코인터내셔널이 해외 관련 기업을 인수하고 광업에 관한 권리도 획득했다. 이 외에도 식품과 요소수 확보에도 힘 쓰고 있어 국가 성장 동력에 힘을 더하고 있다.

   
▲ 서울 강남구 대치동 소재 포스코센터빌딩에서 포스코 깃발이 펄럭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13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전날 핸콕 에너지와 공동으로 호주 세넥스 에너지 주식 인수·투자 계약을 체결했다. 인수 대금은 총 7709억원이며, 지분은 포스코인터내셔널이 50.1%를, 핸콕이 49.9%를 갖게 된다.

연간 190억ft³에 달하는 천연가스를 생산해내는 세넥스 에너지는 호주 6위의 천연가스 생산·개발 기업으로, 가스전 3개, 탐사광구 2개소를 보유하고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 관계자는 "이미 구축돼 있는 육상 가스관을 활용하면 투자비를 아낄 수 있는 등 사업성이 높다고 봤다"며 "산업 단지가 밀집한 호주 동부 지역과 LNG 액화 플랜트 시장에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로써 포스코인터내셔널은 2019년 기준 국내 1년치 천연가스 소비량의 44% 수준인 8020억ft³분을 확보하게 됐고, 이로써 천연 자원 영토를 오세아니아까지 넓히게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호주 현지에서 세넥스 에너지 가스전을 활용해 이산화탄소 포집·저장 사업, 블루·그린 수소 생산을 전개함으로써 그룹의 탄소 중립 전략에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포스코인터내셔널 관계자는 "지난 2년간 종합상사에서 종합사업회사로의 질적 진화를 선언함과 동시에 사업 패러다임 전환을 시도해왔다"며 "세넥스 인수는 글로벌 플레이어로의 도약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신규 에너지 탐사·개발 사업 현황./자료=포스코인터내셔널 제공

지난 8월 말레이시아에서는 국영 석유회사 '페트로나스'로부터 현지 동부 해상의 PM524 광구 탐사 운영권을 따냈다. 이는 미얀마에 의존하던 에너지 사업을 동남아 역내로 확장했다는데에 의의가 있다.

면적이 4738에 달하는 PM524 광구는 수심 50~80m인 천해 지역에 위치한다. 이곳 내부에는 페트로나스가 현재 생산 중인 탕가바랏 가스전이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PM524 광구 탐사에 성공할 경우 탕가바랏 가스전과의 연계 개발도 구상 중이다. 가스전 초기 개발 비용과 기간을 줄일 수 있어서다.

   
▲ (왼쪽부터) 김기중 코트라 중남미지역본부장 겸 멕시코시티 무역관장·최순영 포스코 멕시코 대표법인장·조용섭 포스코인터내셔널 멕시코 법인장·빅터 가르시아 잘 크루제 판매 책임자·전윤종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실장·엄재영 주멕대한민국대사관 상무관이 지난달 11일 요소수 10만 리터 계약 서명식을 진행한 후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사진=포스코인터내셔널 제공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자원 확보는 국내 산업현장 문제 해결에도 도움을 제공했다. 최근 국내에서는 요소수 품귀 현상 탓에 물류 대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에 포스코인터내셔널은 글로벌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해 호주와 멕시코에서 각각 8만리터, 10만리터 등 총 18만리터를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 우크라이나 미콜라이프항 소재 포스코인터내셔널 곡물 수출 터미널에서 밀이 선박에 선적되는 모습과 터미널 전경./사진=포스코인터내셔널 제공

한편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은 100대 개혁 과제 중 하나로 식량 사업 육성을 꼽기도 했다. 이에 2019년 9월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유럽 최대 곡창 지대인 우크라이나 흑해 연안에 곡물 수출 터미널을 준공했다. 올해 7월에는 식용 옥수수 2만3000톤을 대상·삼양사·CJ 등 국내 식료품 업체들에 공급하는 성과를 거뒀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글로벌 10위 이내의 종합 식량 사업 회사로 도약한다는 비전을 갖고 있다. 이에 따라 내년에는 1000만톤 거래를 목표로 관련 사업에 힘을 줘 성장성·수익성을 모두 잡겠다는 방침이다.

   
▲ 인도네시아 팜 농장 전경./사진=포스코인터내셔널 제공

이 연장선상에서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지난 10월 말 싱가포르 팜사업 지주회사 '아그파' 신설안을 의결했다. 인도네시아 팜 농업법인을 중심으로 하는 사업은 확장성에 제약이 따르고, 투자 사업 고도화를 위해서는 지배 구조 개편이 필요하다고 판단해서다. 아그파를 통해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신규 팜농장 확보 △팜유 정제·바이오 연료 플랜트 투자 △재생 원료 기반 바이오 연료 투자 등 친환경 밸류 체인을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 관계자는 "싱가포르 현지에는 윌마·골든 아그리 리소스 등 메이저 팜 기업들이 진출해 있다"며 "금융·물류 허브로서 시장 상황에 기민하게 대응하며 팜 사업 관리·운영을 쉽게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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