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1년 유예 필요”
정부 청와대 반대입장 분명...당정 갈등 불가피
보유세 강화, 거래세 완화 기존 원칙 훼손 지적도
[미디어펜=이희연 기자]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양도세) 1년간 한시 유예를 주장했다. 앞서 민주당이 한차례 다주택자 양도세 완화를 언급했지만 정부와 청와대의 반대에 부딪혀 철회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정부와 청와대가 "부작용이 더 크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후보가 다주택자 양도세 완화 카드를 다시 꺼내들면서 당정 간 갈등도 다시 수면위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또 그동안 민주당 부동산 정책이 보유세는 강화하고 거래세를 완화하는 것이어서 당 내에서 조차 이 후보가 기존 원칙을 훼손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이 후보는 지난 12일 경북 김천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와 관련해 "1년 정도 한시적으로 유예하는 아이디어를 제가 내서 당과 협의 중"이라며 "조만간 입장을 정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1년간 한시 유예를 주장했다. 사진은 지난 7일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열린 전국시·도당위원장단 연석회의 참석 모습./사진=더불어민주당 제공

이어 그는 “(다주택자가)6개월 안에 처분을 완료하면 중과를 완전히 면제해주고, 9개월 안에 완료하면 절반만, 12개월 안에 완결하면 4분의 1만, 1년이 지나면 예정대로 중과를 유지하자는 아이디어”라며 구체적인 설명도 덧붙였다.

그러면서 "다주택자들 사이에서 종합부동산세가 과다하게 부과돼 팔고 싶은데 양도세 중과세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다는 입장이 좀 있다”며 “다주택자 매물 잠김 현상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박완주 민주당 정책위원회 의장은 “다주택자까지 검토하는 건 굉장히 부담스럽다”며 “다음 정부에서 보완하는 부분이 있겠지만, 즉각 검토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철회의사를 밝힌 바 있다.

기획재정부도 보도자료를 통해 “부동산 시장의 안정화 흐름이 어렵게 자리 잡은 상황에서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를 유예할 경우 부작용이 더 클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청와대도 “필요하다면 다음 정부에서 시간을 갖고 차분히 검토할 문제”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이 후보는 이날 정부와 청와대 반대를 의식한 듯 “효과가 있느냐 없느냐 논쟁이 있기는 한데, 저는 꼭 필요하다고 생각해 당과 협의 중”이라며 강행 의지를 피력했다. 

아울러 이 후보는 현 정부의 다주택자 종부세 문제와 관련해서도 “지방을 다니다 보니 500만 원짜리 시골 움막도 주택으로 쳐서 종부세를 중과한다며 억울하다고 하더라”며 “문제 제기가 타당하다. 그런 억울한 부분을 조정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후보가 정부와 청와대의 반대에도 다주택자 양도세 완화 정책을 자신의 소신대로 밀어 붙이겠다는 의지를 보인 가운데 현 정부의 종부세 문제까지 거론하고 나서면서 부동산 정책을 둘러싼 당정 갈등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앞서 민주당도 다주택자 양도세 완화에 대해 부담스럽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고 민주당 내 강경파들의 반대도 만만치 않아 당내 조율 과정도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이 그동안 지켜온 보유세 강화, 거래세 완화라는 기존의 원칙을 훼손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넘어야 할 산이다. 

이 후보가 관련 논의에 대해 "당과 협의하고 있다"고 밝힌 것과 달리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선대위)는 13일, "오늘부터 바로 협의하겠다"고 말해 다주택자 양도세 완화 정책과 관련해 혼선이 있음을 시사했다. 

윤후덕 선대위 본부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재명 후보가 말씀하신 두 부분은 당 정책위와 오늘부터 바로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진성준 민주당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에서 "양도소세를 완화하자고 하는 데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그럴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집을 팔아서 그만큼 많이 불로소득을 얻었으면 그에 상응하는 세금을 내야 한다. 그게 부합하는 일"이라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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